스위스UBS,시티등 11곳검은 돈의 도피처로 악명높은 스위스 은행 등 세계 각국의 유수한 11개 은행이 부패자금 유입을 막기 위한 자정(自淨)에 나섰다.
스위스 최대은행 UBS와 크레디트 스위스은행, 시티뱅크, JP 모건, 체이스 맨해튼, 도이체방크, HSBC 등 11개 은행은 30일 마약 매춘 등 범죄자금과 비자금,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이 돈세탁을 거쳐 금융시장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11개항의 자체 업무지침을 발표했다.
2년간의 작업끝에 완성된 이 지침은 강제적인 것은 아니지만 이들 은행의 영업관행 전반에 적용될 예정이어서 돈세탁 방지를 위한 첫번째 가시적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UBS의 볼프스베르크 연수원에서 최종안이 타결돼 `볼프스베르크 원칙'이라 명명된 이 지침은 고객으로서의 적정성 유무, 돈 출처에 대한 엄격한 확인, 특별한 주의를 요하는 상황, 비정상적 금융활동을 확인하기 위한 영업관행 정립 등을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특히 “부와 자금의 출처가 적법하다고 입증된 고객만을 받아들인다“ 고 명시, 아시아, 아프리카 등 독재자들의 부정한 돈이 금융시장에 편입되는 것을 상당부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정부 고위 관료, 정부투자기관 임원, 정치인 등과 그 가족들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조사” 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부유층 고객' 에 대한 정보 교환이나 보험ㆍ증권업무 분야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들 은행은 궁극적으로 이 지침이 국제결제은행(BIS)과 같은 공인기관의 구속력 있는 표준으로 정립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금융기관을 통해 세탁되는 범죄자금이나 출처불명의 비자금은 매년 5,9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돈세탁 전문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뇌물방지대책 실무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마크 피트는 “불법자금 조성이나 부패자금 은닉이 훨씬 어려워질 것” 이라며 “돈세탁 방지대책은 OECD의 반(反)부패 운동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말했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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