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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이용 '소리의 신대륙' 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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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이용 '소리의 신대륙' 탐험

입력
2000.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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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서울국제컴퓨터 음악제선인장을 연주한다. 가시를 튕겨서 나오는 소리를 증폭해서 변형하는 컴퓨터음악이다.그와 동시에 멀리 미국에서 인터넷으로 보내오는 신호에 따라 영상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다시 디지털 신호로 서울과 미국을 오가며 영상과 음악의 변용을 일으킨다.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음악과 영상이 실시간으로 쌍방향 변용을 일으키는 인터랙티브 퍼포먼스다. 이 독특한 음악은 11월 2~5일 열리는 제 3회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에서 소개될 작품 중의 하나다. 미국의 컴퓨터음악 연주팀 크로모존이 7일 저녁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선보인다.

한국전자음악협회(회장 황성호ㆍ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컴퓨터음악의 오늘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자리다. 아시아에서 내년 열리는 국제컴퓨터음악제로는 유일한 것이기도 하다.

올해는 유럽 10, 미주 4, 한국과 호주를 포함한 아시아 5개국 등 19개국 작곡가의 51개 작품이 일곱 개의 음악회를 통해 발표된다. 한국전자음악협회가 인터넷으로 공모한 20여개국 130여 작곡가의 신작 160편 중에서 고른 것들이다.

음악회는 낮 3시(2일 성신여대 컴퓨터음악 스튜디오, 3일 한양대 컴퓨터음악센터, 4일 한국예술종합학교 크누아홀)와 저녁 7시 30분(2일 한국예술종합학교 크누아홀, 3~5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열린다. 낮에는 테이프음악을, 저녁에는 악기와 컴퓨터를 동시에 사용해서 연주하는 `라이브' 컴퓨터음악을 선보인다.

특히 2일 저녁의 CCRMA(미국 스탠포드대 컴퓨터음악음향연구소) 음악회는 컴퓨터음악의 최신 흐름을 만나는 귀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CCRMA는 MIT 미디어랩과 더불어 세계 컴퓨터음악의 가장 중요한 산실이며, 야마하 신디사이저의 FM 음 합성방식 등 음악 관련 첨단기술을 많이 개발한 곳이다. CCRMA 소장 크리스 셰이프를 비롯한 작곡가 일행이 직접 와서 센서를 이용한 인터랙티브 음악 등 그들의 최근 작업을 무대에 펼칠 예정이다.

이번 행사의 위원장인 황성호 교수는 “컴퓨터음악은 소리의 소재가 무한하며 직접 만들고 연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고정된 신성물로 여겨지던 음악이 영상 등 다른 매체와 어울릴 수 있는 가변적인 것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한다. 컴퓨터를 이용한 소리의 신대륙 탐험이 상상력의 확장을 일으키는 것이다.

컴퓨터음악은 1950년대 시작됐다. 한국에서 본격화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다. 1993년 한국전자음악협회의 결성은 기폭제가 됐다. 역사는 짧지만 한국의 컴퓨터음악은 98년 일본 고베와 올해 쿠바의 국제컴퓨터음악제가 한국 작곡가의 밤을 따로 마련해줄 만큼 인정받고 있다. 이달 말 CCRMA에서도 한국 작곡가의 밤이 열릴 예정이다.

컴퓨터음악은 서태지 등의 대중음악에서는 일반적인 현상이 됐지만 국내 클래식 동네에서는 아직도 낯설게 느껴지는 편이다. 몇몇 대학에 컴퓨터음악 과목과 스튜디오가 생긴 게 불과 3, 4년 전 일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국내 처음으로 대학원 과정에 컴퓨터음악 전공을 개설, 이달 첫 신입생을 선발한다. ※서울국제컴퓨터음악제 문의 (02)520-8078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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