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15개월만에 총리불신임에 따른 정권붕괴 위기에 직면했던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의 노동당 정부가 일단 `목숨'을 연장했다.정통 유대교 정당으로 바라크 총리의 평화노선을 반대해온 샤스당은 30일 크네세트(의회) 개원에 앞서 “유혈충돌 상황을 고려, 바라크 총리에 거국내각 구성을 위한 한달간의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다” 고 밝혔다. 샤스당은 7월 캠프 데이비드 회담에 불만을 품고 연정을 탈퇴, 바라크 내각을 소수정권으로 전락시킨 바 있다.
3개월의 휴회끝에 열린 의회에서는 총리 불신임안이 상정될 예정이어서 바라크 정권 붕괴-조기총선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전체의석 120석중 30석의 소수정권인 바라크로서는 17석을 갖고 있는 샤스당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샤스당이 한시적이나마 바라크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의회해산이라는 극한 상황은 피했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종교단체의 권한 강화를 단서로 샤스당이 바라크에 제공한 `안전판' 은 우익 야당 리쿠드당과 협상을 계속하라는 메시지일 뿐 바라크 노선에 대한 지지는 아니다. 따라서 30일내 리쿠드당과 거국내각 구성을 위한 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한다면 정권붕괴는 피할 수 없다.
이에 앞서 29일 바라크와 아리엘 샤론 리쿠드 당수와의 협상이 재차 결렬된 것은 바라크의 앞날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양측은 평화협상의 기본틀에 대해서는 합의했으나, 야당에 평화회담 거부권 부여, 거국내각에서의 각료직 배분, 유혈충돌 뒤의 평화회담 접근방식 등에 여전히 이견을 드러냈다.
미국, 유럽 등 바라크 지지자들은 거국내각 자체가 평화회담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리쿠드당을 유혈충돌의 원인제공자로 지목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이 샤론이 정부에 참여한다면 평화회담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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