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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그람시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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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그람시와의 만남

입력
2000.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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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집 '감옥에서 보낸 편지'위대한 사상가는 대개 위대한 문장가이다. 헤게모니 이론의 창시자 안토니오 그람시(1891~1937)도 그랬다. 그가 짧은 생애의 마지막 10년을 무솔리니의 감옥에서 보내며 쓴 옥중 서한집 '감옥에서 보낸 편지'(민음사 발행ㆍ사진)가 국내 최초로 번역됐다.

어린 시절, 헤겔과 크로체에 대한 관심, 단테 연구가이기도 했던 그의 문학에 대한 애정, 아내와 아들에 대한 그리움, 옥중 병고에 대한 초조함 등을 조그만 정사각형의 종이에 메워나간 편지들에는 감동적이고 인간적인 면모가 명료하고도 수려한 문체에 담겨 있다.

'옥중 수고'(1947)가 사상가로서의 그람시를 보여준다면, 그보다 1년 앞서 출판돼 2차대전 종전 직후의 이탈리아를 전쟁의 외상에서 깨어나 '머리를 움직이게 만드는' 충격을 주었다고 평가받는 이 서한집은 고결한 인간으로서의 그람시를 보여준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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