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G 모리스 그린버그 회장의 30일 방한하려던 일정을 돌연 연기, 현대증권 현대투신증권 현대투신운용 등 현대계열 금융 3개사 매각 작업이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현대증권 관계자는 30일 “당초 이날 방한 예정이었던 그린버그 회장측으로부터 방한이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연기 이유와 추후 방한 일정 등에 대해선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린버그 회장이 방한해 정부와 이 문제를 협의하려 했으나 정부 지원에 3대한 국내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데다 금융감독위원회가 동방금고 부정대출 사건으로 시끄럽기 때문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연기 배경을 추측했다.
그린버그 회장은 최근까지 일본 도쿄(東京)에서 머물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 관계자는 “현대증권 현대투신증권 현대투신운용을 매각하는 협상은 현재 현대증권과 AIG간에는 실무적으로는 거의 마무리되어 있는 상태이나 정부측에서 AIG의 지원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최종 합의가 되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AIG측이 인수조건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전술적으로 그린버그 회장의 방한을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매각이 불발로 끝난 것이 아니라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며 “국내외 상황이 좋아질 경우 아직도 협상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 고 말했다.
이창식 현대투신증권 사장도 AIG와 접촉하기위해 미국으로 출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버그 회장의 방한 연기로 현대 금융 계열사의 해외매각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만큼 현대 그룹 뿐아니라 전체 금융시장이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에 이어 AIG 마저 포기할 경우 국내 경제에 다시 한번 한파가 몰아칠 가능성이 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AIG의 현대금융계열사 인수 문제를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며 “또 다시 실기할 경우 우리 경제가 깊은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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