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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집단체조' 동영상처럼 정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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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집단체조' 동영상처럼 정교

입력
2000.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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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6개월 전부터 연습…D-15땐 18시간 맹훈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등 미 대표단은 23일 평양 5.1 경기장에서 10만명이 군중이 기계처럼 한몸으로 연출하는 집단체조에 큰 충격을 받았다. 특히 핵분열 장면을 연기하고, 대포동 미사일 발사장면을 컴퓨터 동영상처럼 정교한 카드섹션으로 표현하자 놀라움을 금지 못했다.

노동당 경축 50돌 기념 10만명 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으로 명명된 이날 공연은 노동당의 역사를 5장으로 나눠 1시간10분동안 체조와 무용, 군무,격파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중간 중간에 ‘우리를 건드리는자, 행성우에 살아을 자 없다’는 섬뜩한 구호가 보인다. 미국인들에게 충격 그 자체인 집단체조는 북한이 자랑하는 집단주의 예술. 북한은 집단체조를 청소년들과 근로자들을 주체사상으로 무장시키며 조직성과 집단주의 정신을 높이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규정, 적극 권장해 오고있다.

1958년부터 대규모 집단체조가 시작된 이래 1971년 국가체육 위원회 산하에 집단체조 창작단을 두고 해마다 새로운 작품을 기획, 창작해 국가 기념일마다 공연하고 있다.

집단체조는 크게 운동장에서 율동과 동작을 하는 체조대와 관람석에서 카드섹션을 하는 배경대로 나눠진다. 체조대는 표현내용에 따라 어린이부터 학생, 일반인들로 다양하게 구성되지만 형형색색의 색지를 이용해 글자와 그림, 도형 등을 표현하는 배경대는 고등중학교 학생들이 맡는다.

이 때 사용되는 수많은 의상들은 릉라도 수출피복공장이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데 매년 40여종 6만600여벌의 복장을 개발해 낸다.

집단 체조에는 평양시내 고등중학교 학생들과 대학생들이 동원되며 연습은 행사 6개월 전부터 시작된다. 학생들은 방과후 학교별로 체육교사의 지도에 따라 할당된 부분을 연기하고, 숙달이 되면 구역별로 연습이 진행된다.

이 때 학부모들은 반별로 2명씩 조를 짜 학생들이 도시락을 먹을 수 있도록 돼지고기국 등 국거리를 준비해 간다.

행사시작 15일 전부터는 모든 수업을 전폐하고 5.1경기장에 모두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강행군을 한다.

고등중학교 3학년때부터 대학때까지 집단체조에 참여했다는 탈북자 김모(30)씨는 “연습이 몇시간씩 계속돼 남학생들은 오줌통을 옆에 놓고 하지만 여학생들은 생리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큰 고통을 받는다”며 “그러나 실수할 경우 비판을 받기 때문에 실수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탈북자 이모(94년 탈북)씨는 “연습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애들의 얼굴을 볼수 없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집단체조를 일종의 문화상품으로 개발,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60년대 초반부터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잠비아등 등 40여개국에 전문가들을 파견, 행사를 지도하며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가장 경쟁력있는 상품인 셈이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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