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열린 국회 정무위의 예금보험공사 감사에서는 부실금융기관에 투입된 64조원 규모의 공적자금 회수문제, 추가 공적자금 조성, 부실 금융기관들의 방만한 경영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의원들은 특히 예금보험공사가 앞으로도 부실 금융기관들에 대해 ‘밑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공적자금을 더 투입할 계획이나, 출자 기관의 주가 상승만 기대하는 등 회수 대책은 턱없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최근 금융감독원과 같은 간부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도 촉구했다.
손학규(孫鶴圭ㆍ한나라당) 의원은 “예금보험공사가 64조4,000여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나 9월말까지 8조5,458억원밖에 회수하지 못해 회수율이 13.2%에 불과했다”며 “더욱이 올 1ㆍ4분기 2조565억원, 2ㆍ4분기 7,518억원, 3ㆍ4분기 4,202억원 등 회수액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데 대책이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김태식(金台植ㆍ민주당) 의원은 “공적자금 지원액 가운데 44.5%에 달하는 28조7,000억원이 금융기관 출자자금이지만 앞으로 주식시장이 침체할 경우 모두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한구(李韓久ㆍ한나라당) 의원도 “무자본 특수 법인으로 출범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은 예금보험공사의 7월말 현재 총 부채가 62조3,000억원, 2006년까지 부담해야 할 이자만 25조에 달하고 있다”며 “2차 공적자금 투입으로 인한 손실 예상액을 포함하면 100조원 이상이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부실 금융기관들의 부진한 경영 실태와 부실한 관리도 질타 대상에 올랐다.
강운태(姜雲太ㆍ민주당) 의원은 “공사가 공적자금을 투입한 한빛은행 평화은행 서울보증보험 한국투신 등 금융기관의 경영이 개선되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하고 있는데도 예금보험공사가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욱(金東旭ㆍ한나라당) 의원도 “부실 금융기관들은 적당히 경영해 보고 안되면 공적자금을 요청하는 등 ‘공적자금=공짜자금’으로 인식, ‘돈 먹는 하마’처럼 국민 혈세만 빨아들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상용(李相龍) 사장은 답변에서 “부실 금융기관 경영 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공적자금도 조기에 회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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