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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돕기 농사로 땀식을 날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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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돕기 농사로 땀식을 날없죠"

입력
2000.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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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가남부녀봉사회' 이영옥씨가을걷이가 끝나면 농한기가 시작되지만 이옥영(李玉榮.45.경기 여주군 가남면)씨의 이마에는 아직도 송글송글 땀이 맺혀있따. 집 부근 가남면 태평리 일대 3,000평 남짓 농지에 배추, 파, 갓, 무 등을 기르느라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이씨는 봄, 여름에는 고구마를 내다팔아 인근 독거 노인 30여명, 소년소녀 가장들의 생계지원과 장학금으로 쓰고 가을에는 배추 등 채소류로 김장을 해 노인들 밑반찬을 댄다.

이씨가 '이웃돕기 농사'를 시작한 것은 5년전. 자식들에게 버림받고 집을 지키는 노인들과 이천의 전자회사에 납품을 하는 하청공장의 동남아 노동자들이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할줄 아는게 농사여서 노는 땅에 농사를 지어 이들을 도울 요량으로 이씨는 이웃주부 19명을 모아 '기남부녀봉사회'를 만들었다.

첫해에는 회원들의 주머니돈으로 농사를 시작했지만 요즘은 농사를 지어 남는 수익 350만원정도로 다음해 농사를 준비한다.

이씨는 "관(官)의 지원으로부터 소외도니 사람들을 돕고 있다."며 나름의 '원칙'을 말했다. 비인가 고아원의 아이들을 찾아 학용품과 옷가지를 나눠주고, 의료보험 혜택을 못받는 동남아 노동자들에게 약품과 이부자리는 주고, 생활보호대상 혜택을 받지못하는 노인들에게 효도관광을 시켜준 것도 그 때문이다.

이씨는 "봉사단원중에는 장사를 하거나 직장에 다니는 주부들이 많아 처음에는 밭에 비닐하나 덮을 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고 농산물의 판로를 뚫기도 어려웠다"며 초창기의 어려움을 회상했다.

그는 이어 "봉사활동을 하는 날이면 월차를 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웃으며 일해준 회원들 덕분에 이나마 자리가 잡혔다"고 말했다.

15년전 남편과 사별하고 4,000평의 논과 1,000평의 밭을 혼자 힘으로 일구면서 고1,중2의 두 딸을 기르고 있는 이씨는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효부상'을 받은 어진 며느리이기도 하다. "둘째딸이 남을 도우며 살겠다고 학교 RCY에 가입했다"는 이씨는 "우리 때문에 인근 광주에도 올해부터 영농봉사조직이 생겼다"며 환하게 웃었다. /여주.이천=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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