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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식 18년만에 개인전 / 강렬한 석양빛에 물든 향토의 자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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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중식 18년만에 개인전 / 강렬한 석양빛에 물든 향토의 자연미

입력
2000.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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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간, 나만의 시간을 가장 소중하게 아끼고 간직하려 노력했다. 내 작업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강렬한 색채로 이 땅의 자연을 그려온 한국 현대회화의 개척자 윤중식(82)씨가 18년만에 개인전을 갖는다. 1950년대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의 평생 작업중 40여점을 골라 전시한다. 회고전 성격을 지니고 있으나 1982년 이후 처음 갖는 개인전이기 때문에 신작도 많다.

작품활동은 꾸준히 해왔지만 작품에 대한 엄격한 절제로 그동안 개인전을 열지 않았다고 한다. 60여년의 창작 기간 중 이번이 13번째 개인전인 것을 봐도 `그만의 시간'을 지키기 위해 많은 절제를 해왔음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도 화집 발간이 계기가 됐다. 변변한 화집 한 권 없었던 그였다. 이번 화집은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200여점의 작품을 담고 있다.

평양 출신인 윤씨가 화단에 존재를 드러낸 것은 1942년 선전에서 `석양(夕陽)'이 입선하고부터였다. `강렬한 석양빛 색조와 향토적 정취의 표현'이라는 그의 회화적 특징이 데뷔 때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해방후 처음 가졌던 개인전에서 평론가 이경성씨는 그를 `석양의 작가'라고도 불렀다.

`교회와 비둘기' `섬' `추수' `고용한 아침 풍경' 등의 작품에서 그는 불타는 듯한 색채와 향토적인 자연미를 밀고 나가면서 독창적 조형세계를 이루었다.

76년 국전에 나온 `새장이 있는 풍경'은 그 바탕에 깔린 작가의 의지를 보여준다. 석양빛이 반사된 산야와 농촌마을을 배경으로 새장에 갇힌 새와 그 바깥에 날아든 비둘기를 담고 있다. 강렬한 석양의 색채는 `생의 자유에 대한 갈망'에 다름 아니었다.

한 산문에서 그는 “천공을 날아가는 이름모를 새들은 끊임없이 생과 자유의 갈망을 우리에게 계시하며 사라진다. 깊은 숲과 찬란한 황혼이여! 길이길이 나에게 진실과 사랑과 믿음을 주소서”라고 쓰고 있다.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자연과 삶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작품 앞에 서면 속진(俗塵)의 남루에서 벗어나 따듯한 정감의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자유에의 열망에 차 있는 노화가의 본 모습을 볼 수 있는 드문 전시회가 될 것이다. (02) 734_6111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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