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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베네수엘라 '야구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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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베네수엘라 '야구 정상회담'

입력
2000.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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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74)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46)의 만남은 이제 '야구정상회담'이란 관용어를 붙여도 좋을 것 같다.석유지원문제로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피델 카스트로가 29일(한국시간) 40대 혁명가 차베스대통령과 베네수엘라의 바퀴시메토 구장 그라운드에서 만나 또 한번 야구정상회담을 가졌다.

세계최강의 아마야구팀을 거느린 카스트로와 한떼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꿨던 차베스대통령은 모두 사회주의 이념뿐만 아니라 야구에도 미친 좌익 혁명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와 셕유지원협정을 맺기위해 방문길에 오른 카스트로는 야구대표팀을 대동, 이날 베네수엘라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가졌다. 군복차림대신 쿠바유니폼을 입은 카스트로는 감독을 맡았고 한때 프로진출을 꿈꾼 차베스는 1루수로 출장, 맹활약했다.

두 혁명가는 지난해 11월 이베리아 정상회담 당시에도 아바나 야구장에서 카스트로는 쿠바 감독으로, 차베스는 베네수엘라팀 투수로 대결을 펼쳐 노회한 카스트로가 5-4로 이긴 바 있다.

59년 혁명을 통해 정권을 잡은 카스트로와 지난 98년 구정치를 무너뜨리는 쿠데타를 일으킨 뒤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 차베스에게 야구는 좌익이념 못지않은 정치행위로 자리잡은 셈이다.

카스트로는 이 자리에서 "나는 이미 지는 해이며 차베스는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차베스를 추켜세우며 야구를 통한 양국간의 끈끈한 연대를 과시했다.

/정진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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