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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카지노 개장 첫날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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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카지노 개장 첫날 '북새통'

입력
2000.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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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새벽 3시, 원 정선군 고한읍 폐광촌 '스몰카지노'. "밤새 기다렸는 데 이제는 들여보내주세요." (카지노 손님) "아직도 자리가 나질 않는 데 어떡합니까." (카지노 종업원)내국인 허용 논란을 일단 접고 폐광촌 '스몰카지노'가 28일 문을 열었다. 해발 1,150㎙의 백운산자락에 불을 밝힌 이곳에는 개장 첫날부터 '대박'을 좇아 천리길을 달려온 '갬블러'들로 밤새 인산인해를 이뤘다.

■ 600여명은 밤새 기다려

'스몰카지노'는 초겨울 추위는 아랑곳없이 이날 아침부터 발디딜 틈을 찾기 어려웠다. 오후3시 영업시작에 앞서 자리를 잡으려는 고객 2,000여명이 카지노 로비에 운집했고, 밖으로 내몰려는 직원들과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서울에서 온 40대 부부는 "28일 11시부로 영업허가가 나 호텔예약을 받을 수 없다고 해 새벽같이 왔는데 방이 동났다니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영업이 시작되자 카지노는 또 한번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카지노 수용인원은 700명 정도.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측은 입장하지 못한 1,300명에게 대기표를 발급했으나, 이들중 600여명은 자리가 나지않아 29일 새벽4시까지 밤을 새우며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기다림에 지쳐 항의하다 직원들과 멱살잡이를 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2층에 마련된 VIP객장은 3,000만원을 예탁해야 입장이 가능한 '초고급 카지노'. 이곳도 60명 이상이 예탁금을 내 일찌감치 마감됐다.

오전 6~8시는 휴장시간. 밤새 기다린 고객 400여명은 휴장시간이 끝나자 마자 분풀이라도 하듯 충혈된 눈을 부비며 슬롯머신을 당기고 룰렛게임에 돈을 던졌다. 기다림에 대한 대가였을까. 개장 첫날 슬롯머신에서는 1,000만원 이상 2번 등 모두 4번의 '잭팟'이 터져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강원랜드측은 28일 오후 3시부터 다음달 오전 6시까지 3,489명(주민, 초청객 포함)이 입장했고, 입장하지 못한 손님을 합하면 카지노방문객은 모두 5,000명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 주민들, '그들만의 잔치 '

흥청대는 카지노에서 지척인 폐광촌쪽으로 눈을 돌리면 분위기는 딴판이다.

사북ㆍ고한읍 일대에는 카지노 개장을 축하하는 플래카드와 애드벌룬 사이로 "강제수용하려거든 목숨까지 수용하라." "우리가 만든 카지노, 우리가 먼저 건전하게"등이 쓰인 플래카드가 카지노의 앞날을 경고라도 하듯 나부끼고 있다.

김모(62ㆍ상업ㆍ고한읍)씨는 "(카지노 내장객을 위해) 도로변 주택을 철거하고 시가지를 정비하려고 하지만 그 보상비로는 변변한 전세집도 못 얻는다"며 "주민들의 민심이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고한읍 관계자는 "한탕주의를 부추기는 동네로 낙인찍힐 까 우려된다"며 "무리하지 않고 유쾌하게 스트레스를 푸는 오락장으로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선=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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