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운명을 결정할 '3대 난제'에 대한 접근이 본격화된다.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건설, 미국계 AIG컨소시엄과 외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현대증권 등 금융계열사, 반도체가격 하락으로 고심하는 현대전자 등 핵심 계열사들의 경영정상화 여부가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도 주초 귀국과 함께 도마에 오른다.
▲금융계열사 외자유치
현대 금융계열사(현대증권, 현대투신증권, 현대투신운용)들은 30일부터 AIG 컨소시엄과의 10억달러규모의 외자 유치협상에 본격 나선다.
이와 관련, AIG 모리스 그린버그 회장은 이날 방한, 청와대 및 경제부처를 잇따라 예방해 1조2,000억원의 부실을 안고 있는 현대투신 투자 문제를 놓고 담판을 벌일 예정이다.
그린버그 회장은 10억 달러를 투입, 현대증권 등 3개사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2조5,000억원 규모의 현대투신 증권금융채권(증금채) 상환 기한을 2003년서 2008년까지로 연장하고 금리도 현재 연 6.6%에서 연 3%로 크게 낮춰달라고 정부측에 요구하고 있다.
액수로 따지면 약 4,000억원을 특별지원하라는 것이다.
정부측은 겉으로는 AIG의 요구가 법 개정 사안이라 불가능하다고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AIG가 등을 돌릴 경우 현대그룹 전체는 물론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 모종의 우회 지원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유동성
현대건설이 18일 채권단에 제출한 4차 자구계획안 중 이행된 것은 현대중공업 주식과 현대정유 주식을 판 1,5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아산 주식 매각을 비롯 전환사채 발행 등은 진전이 없는 실정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주말 SK생명 차입금 200억원을 비롯, 각종 진성어음 등 1,000억원대의 자금을 막느라 진땀을 뺐다.
현대는 정몽헌 회장의 추가적인 사재출연을 통한 현대건설 유상증자 참여와 정회장의 전자지분(1.7%)을 매각해 현대건설의 상선지분 23.86%중 16%를 매입, 건설의 유동성을 지원할 것을 검토하고있다.
또 채권단 요구대로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의 현대건설 회사채 1,700억원을 출자전환 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현대전자
8조5,000억원의 부채를 안고있는 현대전자도 최근 반도체 경기 냉각으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현대전자의 부인에도 불구, 현대전자가 보유한 일부 사업과 지분 매각설이 계속 고개를 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조재우기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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