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인형 얼마예요?" "180만원인데요." "…"180만원짜리 초고가 인형이 등장했다. 봉제인형 하나 가격이 우리나라 노동자 최저임금 (42만1,490원ㆍ월 226시간 기준)의 4배, 평균임금 (121만8,000원·10인이상 사업체 기준)의 1.5배이다. 이 인형은 국내 A캐릭터업체가 일본에서 직수입해 판매하는 높이 1㎙ 남짓의 '토토로(Totoro)'.
올해 5월 인형 판매를 시작한 후 최근 연달아 4개가 팔려 업체측 조차 놀란 표정이다. 첫 고객은 8월 말께 만난 지 100일째 되는 날을 맞아 애인에게 선물한다며 현금 180만원을 선뜻 지불한 20대후반 남성. 업체 관계자는 구입문의 고객의 절반 이상이 20~30대 남성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형이 팔릴 것이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고 매장 디스플레이용으로 들여온 것인데 뜻밖에 호응이 좋다"며 "25일 구입의사를 밝힌 강남지역 한 주부를 위해 일본에 추가주문을 해놓았다"고 밝혓다.
이 업체 매장에는 인형을 구경하는 손님이 하루 100여명에 이르는데 대다수가 가격을 확인하고는 허탈하게 웃지만 일부는 욕도 한다는 것이 매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27일 딸과 함께 명동점을 찾은 한 주부(54ㆍ종로구)는 "우리집 네식구 생활비가 100만원이 채 안되는데 180만원짜리 인형이라니 기가 막힌다"며 혀를 찼다.
최수경(崔秀瓊ㆍ46) YMCA 사회문제부장은 "부유층은 '내 돈 가지고 내가 쓴다'는 마구잡이식 소비를 자제하고 건전한 소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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