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수익성분석' 보고서외국 은행들은 한국시장에서 이익이 넘쳐 비명을 지르고 있으나 국내 은행들은 외국에서 눈덩이 누적 적자로 신음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이 박병윤(朴炳潤ㆍ민주) 의원에게 제출한 `국내ㆍ외국은행 수익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씨티은행 HSBC 등 46개 외국은행의 국내 지점 누적 당기순이익은 1997년 이후 올 6월말 현재 2조3,275억원에 달했다.
반면 산업ㆍ기업ㆍ외환 제일은행 등 국내 13개 은행은 외국시장에 경쟁적으로 진출했다가 97년 이후 21억3,800만달러(약 2조4,159억원)의 누적 적자를 냈다.
특히 예금부분보장제를 앞두고 국내 외국 은행에 거액 자산을 가진 고객이 몰려들어 이익 규모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 은행들은 현재의 악순환 고리에서 탈피할 만한 뚜렷한 계기가 없어 앞으로도 대규모 손실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외국은행 가운데 선두주자인 씨티은행은 올 상반기 6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도이치은행이 302억원, 체이스맨해튼은행이 243억원, HSBC가 226억원, 스탠더드차타드은행이 17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외국은행들은 대우채권 부실에 따른 대손충당금(2,275억원) 적립 등 경영 악화요인이 발생했음에도 불구, 이자 수입이 7,795억원에 달한데다 금융수수료, 외환 매매거래 수입 등이 증가해 상반기중 총 2,9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국내 은행들은 90년대 들어 해외 금융시장에 너나 없이 뛰어들었다가 적자가 누적되자 98년 141개지점, 99년 22개지점, 올해 4개지점을 잇따라 폐쇄조치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의 누적 손실 규모는 1,368억원 가량 감소했으나 현재 해외에서 영업중인 109개 해외지점의 경영이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올 6월말 현재 은행별 누적 적자는 한빛은행이 4억6,300만달러로 가장 많고 ▦조흥은행 2억400만달러 ▦산업은행 1억7,200만달러 ▦서울은행 1억2,000만달러 ▦국민은행 1억800만달러 ▦주택은행 8,800만달러 등 순으로 나타났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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