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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다시 준비하자 / (1)외국인감독 영입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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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다시 준비하자 / (1)외국인감독 영입문제

입력
2000.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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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의 부진으로 한국축구는 총체적 난국에 직면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불과 1년7개월.어찌보면 우리에겐 장기적인 개혁보다 월드컵까지의 단기적인 긴급처방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과연 짧은 시간동안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문제점 진단과 함께 대처방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주

`허정무 감독이냐, 외국인감독이냐, 아니면 허 감독외의 국내감독이냐.' 아시안컵 결승진출 실패로 대한축구협회가 안게 된 가장 큰 고민은 바로 감독문제다. 하지만 어느 안이건 위험부담과 문제가 많기 때문에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우선 허정무 감독을 유임시킬 경우 여론이 부담스럽다. 승패를 떠나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내용은 2002년 월드컵에 대한 우려를 자아낼만한 수준. 따라서 축구계와 팬들의 지지와 신뢰를 잃은 허 감독이 소신대로 대표팀을 운영하기가 힘들게 됐다는 점이 협회의 가장 큰 고민이다.

외국인감독의 영입도 문제가 많다. 2002년 월드컵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최소한 내년 10월까지는 최상의 대표팀 구성을 끝내고 실전경험을 통한 조직력 배양에 전력해야 한다.

그러나 시간이 부족하다. 특히 한국은 월드컵 지역예선을 치르지 않고 본선에 직행하기 때문에 훈련이나 경기를 통한 선수선발이 어렵다. 또 외국인감독이 한국선수들의 특성이나 문화를 이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이 역시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그렇다고 국내감독을 다시 선임할 수도 없는 일이다. 당장 허정무 감독 이후의 대안이 없다. “한 경기, 한 대회 결과에 따라 감독을 갈아야 한다면 가뜩이나 인재가 없는 한국축구는 남은 인재마저 고갈될 것”이라는 한 축구인의 한탄처럼 국내축구계는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축구협회는 현재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허 감독을 유임시키고 외국인감독을 총감독이나 고문으로 영입하거나, 허 감독을 유임시키되 기술위원회의 역할을 강화시키는 안, 또는 외국인감독을 영입하는 안 등에 대해 다각적 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 총감독을 맡을 경우 92년 올림픽대표팀의 크라머와 김삼락 감독의 경우처럼 갈등을 빚을 요인도 있다. 당시 대표팀의 체력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에 크라머 총감독이 물러났었다.

결국 어떤 안이든 모두가 마음을 비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허 감독을 유임시키려면 끝까지 믿고 신뢰하는 자세가, 외국인 총감독을 영입한다면 허정무 감독이 마음을 비우고 공존공생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지금처럼 한 경기, 한 대회의 결과에 따라 우왕좌왕 한다면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축구는 더 큰 망신을 당할 것이 분명하기때문이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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