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 2시15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테헤란로 한솔신용금고 앞. 모 재벌가문 2세인 신모(31ㆍ서울 종로구 평창동)씨가 혈중알코올농도 0.246% 상태에서 자신의 아카디아 승용차를 몰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이모(44)경장과 맞닥뜨렸다. 신씨는 키를 뽑으려는 이경장을 창문에 매단 채 30㎙가량을 질주하다 떠밀어 버렸다.이 과정에서 신씨는 지나가던 차량 3대를 잇달아 들이받았으며 이중 허모(26ㆍ여ㆍ모델)씨가 몰던 코란도차가 전복됐다. 신씨는 300㎙가량 그대로 달아나다 모 은행지점 앞에서 추격한 택시에 가로막히자 차를 버리고 동승한 이모(25ㆍ여ㆍ무직)씨와 함께 골목으로 달아나다 경찰과 시민들에게 붙잡혔다. 이 사고로 이경장은 허리 등에 전치 12주 중상을 입었으며 다른 운전자 4명이 부상을 당했다.
1994년 겨울 영국 리치몬드대학 2학년이던 신씨는 방학을 맞아 귀국한 `오렌지족' 4명과 함께 그랜저를 타고 가다 “프라이드가 건방지게 끼어든다”며 운전자를 벽돌 등으로 집단폭행, 물의를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당시 신씨는 현장에서 달아난 뒤 몰래 영국으로 출국하려다 김포공항에서 붙잡히기도 했다. 그는 또 91년, 93년에 이어 올해 초 폭행으로 벌금형를 선고받았으며, 97년에는 대마초를 흡입하다 구속되기도 했다.
27일 새벽 경찰조사에서 “압구정동 모카페에서 양주와 맥주를 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던 신씨는 이날 뺑소니 및 특수공무집행 방해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한편 병상에서 이경장을 돌보던 부인 신모(41)씨는 “신씨 부모로부터 아직 사과전화 한번 받지 않았다”고 씁쓸해했다.
강 훈기자 hoon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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