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규 통일부장관이 25일 한 대학의 부설 연구원이 주최한 조찬모임에서 앞으로 북측이 남북관계가 한 두달 늦어질 것이라는 통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가 최근 질척거리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박 장관은 이에 대해 북측으로부터 이면 각서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박 장관 발언직후 통일부 당국자는 양해각서가 아니라 구두로 그 같은 양해를 구했다고 정정했다.
우리는 박 장관의 해명에 대해 의문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왜 이같이 중요한 사안을 이제서야 털어 놓느냐 하는 점이다. 최근 북측은 2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경제실무접촉, 한라산 관광단, 군당국간 실무접촉 등 모든 일정을 명확한 사유를 설명하지 않은채 지연시켜왔다.
북한의 자세를 비난하는 여론이 비등했음은 물론이다. 지난 19일 한적총재가 합의사항 이행을 촉구하는 서신을 북측 적십자에 보낼 때 심지어 박 장관 역시도 촉구서한을 검토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뒤늦게서야 박 장관이 북측 입장을 밝히는 이유가 무엇일까.이에 대해 박 장관은 3차 장관급 회담때 북측의 전금진 단장이 “남북관계는4? 앞으로 한 두달 정도는 속도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한 뜻을 잘 이해를 못했다고 실토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이 보다 더 한심한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의 대북정책이 말뜻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장관에게 맡겨져 있다는 얘기 밖에 더 되는가. 그래서 시중엔 정부가 말못할 다른 사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도 있다. 심지어는 “노벨상도 끝났는데 서두를 일이 무엇이겠는가”하는 비아냥 거림도 있다는 사실을 정부는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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