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는 갈수록 떨어지고, 대출기간과 상환방식은 점점 다양해지고.'요즘 금융기관 주택대출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돈이 넘쳐나는 금융기관들이 갖은 대출상품 중에서도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게다가 안전하기까지 한 주택대출에 매력을 느끼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만큼 “은행 대출창구가 높다”던 고객들의 불만은 쑥 들어갔다. “어떻게 대출 좀 안되겠느냐”고 매달리던 고객들이 이제는 쏟아지는 주택상품을 이것저것 비교하며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장기 대출 인기
기업은행은 이달 말부터 국내 금융권에서는 최초로 대출기간이 최장 50년인 주택구입자금 대출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대출한도는 주택 매매가격의 60%로 금리는 우대금리에 연동시키는 방식으로 최저 연 9.5%에서 최고 11.5% 가량이다.
원금과 이자를 똑같이 나눠 매달 갚거나 원금만 매달 균등하게 갚고 이자는 원하는 시기를 정해 내는 방식, 또는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상환하는 방식 중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대출기간이 50년이기 때문에 매달 납입해야 하는 상환액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기간이 최장 30년인 주택대출 상품은 올들어 대부분의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상태. 국민은행이 6월 선보인 `국민 뉴모기지론'은 분할상환식을 택할 경우 대출기간이 최장 30년.
금리는 대출기간에 따라 연 9.25~10.5%로 중도에 원금을 갚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주택은행의 `새론주택자금 대출'은 고객이 대출 희망금액과 대출기간을 선택하면 은행에서 상환조건에 따른 다양한 상품을 제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대출기간은 최장 33년으로 금리는 연 9.0~10.95%가 적용된다. 이밖에 신한은행의 `그린홈 대출', 외환은행의 `예스 내집마련대출', 제일은행의 `퍼스트 모기지론' 등도 최장 대출기간을 30~33년으로 하고 있다.
■이색 서비스 경쟁
하나은행은 원하는 고객을 직접 방문해 상담에서 서류작성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출전문 영업팀'을 국내 최초로 선보였다. 선진국에서는 `모기지 브로커'라는 이름으로 일반화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
`고객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찾아간다'는 모토로 50여명의 전담직원이 활동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아가면 서류 미비 등으로 2~3번 다시 방문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같은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대출전문 영업팀을 출범시켰다”고 설명했다.
주택은행은 금융계에서는 낯선 `대출금 리콜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주택자금대출을 신청한 고객이 상품에 불만을 느껴 7일 이내에 상환할 경우 이자를 전혀 받지 않는 제도다.
주택은행측은 “모든 기업이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리콜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마당에 은행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대출만기 전 고객이 원하는 시기 아무때나 이자를 납부할 수 있어 만기일까지 이자 연체부담이 전혀 없는 `하나 내맘대로 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기업은행은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이 대출금리 선택권을 갖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제도'를 도입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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