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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궁색한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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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궁색한 국방부

입력
2000.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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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적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 굴욕적인 합의각서의 내용을 이제서야 발견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밝히지 못하는 피치 못할 사연이라도 있는 겁니까?"국방부가 지난해 4월 외국에 있는 탄약까지 반입해 처리할 수 있도록 한 폭탄 재처리 시설을 국내에 설치키로 미국과 합의했었다는 보도가 나간 26일 아침부터 기자는 수 많은 질문을 받아야만 했다. 심지어는 군 내부의 관계자들도 답답한지 기자들에게 물음을 던졌다.

하지만 "도대체 왜 그런 각서에 서명을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기는 마찬가지"라는 궁색한 답변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국방부측은 "미국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 불리한 점이 있더라도 숭요하지 않았겠느냐"는 '공식 해명'을 한 뒤 어떤 부연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해명으로는 미국의 탄약을 처리한뒤 우리 탄약을 처리할 때는 별도의 합의 각서를 작성해야 한다든지, 우리날 땅에 건설한 시설을 미국측 재선으로 한다든지 등 핵심사항마다 문제 투성이인 점을 설명해낼 수가 없다.

이 때문에 대미 협상 때마다 습관처럼 굳어진 우리군의 지나친 양보 태도에서 이번 사태가 빚어지지 않았는가 하는 의혹마저 일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뒤늦게나마 한미양측이 이같은 불평등 조항을 개정키로 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칠게 아니라 지금 국회 국방위나 국방부에 있는 당사자들이 왜 이 같은 내용에 서명을 해주었는지를 떳떳하게 밝히는 것이 군인다운 모습이라고 본다.

황양준 사회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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