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 용접의 대가(大家)가 기능분야에서 최고의 달인에게만 주어지는 영예인 명장으로 선정됐다.노동부가 26일 발표한 올해 명장 34명의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오른 것을 본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직원 지대수(池大洙·42)씨는 “용접을 잘하는 기능인이 많은데 상을 받게 돼 쑥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씨는 1985년 서울시가 500년 후 개봉하기로 하고 남산에 묻은 타임캡슐과 95년 제주시가 200년 후에 꺼내기로 하고 자연사박물관 앞에 마련한 타임캡슐을 용접, 꼼꼼하고 빈틈없는 실력을 인정받은 기능인이다.
남산 타임캡슐 제작 때는 부식이 안되지만 녹여내기는 어려운 스텐리스를 고도의 기술로 용접, 캡슐을 완벽한 진공상태로 만드는 데 성공해 함께 참여한 국·내외 기술진들을 놀라게 했다. X레이로 일일이 검사하면서 무려 50일간 작업을 계속해 용접을 끝내자 주변에서 “진정한 장인”이라는 칭찬이 자자했다.
전북 전주시 출신인 그는 백혈병으로 작고한 큰형의 뒷바라지에 가세가 기울자 중학교를 중퇴하고 단신 상경, 철공소에 취직했다. 어릴 때부터 동네의 고장난 물건은 모두 고치다시피 한 손재주 덕분에 그는 남보다 빨리 일을 배웠다.
일반 용접에 어느정도 물리가 트이자 철구조물 용접을 연구를 했고, 이어 용접의 최고봉이라는 파이프용접까지 섭렵했다. 최고의 용접사에 도전하면서 그는 무려 25개의 자격을 획득했고, 80년에는 삼성중공업에도 입사할 수 있게 됐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용접 관련 기술을 익히기 위해 요즘도 집에 가면 하루 4시간을 책 속에 파묻혀 지낸다는 그는 “한가지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면 모든 것을 성취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소의 소신을 후배 기능인들도 되새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은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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