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美국무에 요청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23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영어 통역요원의 무능력을 개탄하면서 북한에 영어선생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고 회담에 참석했던 미국의 한 고위관리가 26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측이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 방법을 강구해 주기를 바란다” 며 이왕이면 한국계 미국인이 더 좋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회담 도중 올브라이트 장관에게 “통역요원이 통역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 고 물었는데 부정적인 평가가 통역요원의 신변에 해가 될 것을 우려한 올브라이트 장관은 머뭇거리며 즉각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이 관리는 전했다.
김 위원장은 1994년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의 방북 당시 김일성(金日成) 전 주석의 통역을 맡았던 요원을 “6년 동안 영어를 쓰지 못했고 그동안 공부가 게을렀다” 는 이유로 교체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의 다른 관리는 “한국계 미국인을 배신자 취급했던 지금까지의 북한 입장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요청은 북한이 개방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 라고 평가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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