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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디부아르 군부통치자 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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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디부아르 군부통치자 축출

입력
2000.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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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디부아르(영어명 아이보리코스트 Ivory Coast) 국민들이 25일 유고 인들이 최근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몰아낸 것 처럼 선거를 통해 철권 통치자를 굴복시킨 것으로 보인다.외신에 따르면 그동안 대통령 선거 결과를 전면적으로 부정해온 코트디부아르의 군부통치자 로베르 구에이는 이날 대규모 항의시위가 계속되자 권력을 포기하고 인근 베닌의 한 군사기지로 피신했다. 대신 야당후보 그바그보가 이날 오후 라디오 방송을 통해 신임 대통령임을 공표했다.

그바그보가 권력을 인수할 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정권 교체가 일어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커피와 코코아 생산량이 세계 1위인 코트디부아르는 한때 `서아프리카의 모범국'으로 불릴 정도로 정치 경제적으로 안정된 국가였다.

대선승리 공방 이번 사태는 대통령 선거 결과를 구에이가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22일 실시된 대선의 초기 개표결과 야당인 인민전선(FPI)의 그바그보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구에이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개표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선관위를 해체했다. 이어 정부는 24일 구에이 후보가 52.7%를 얻어 41.2%를 획득한 그바그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유혈사태 국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22일부터 시작된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25일에는 보안군이 시위대에 발포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수도 아비장에서는 수만 명의 군중들이 `구에이 하야'를 주장하며 대통령궁이 위치한 상업중심지 플래토우 지구로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장갑차를 앞세운 보안군은 시위대에 무차별 사격을 가해 최소한 3명 이상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집권세력 내에서 이반현상이 나타났다. 반(反) 구에이파 장병들은 국영 TV와 리디오 방송국을 점령했고 군정 각료들도 선거결과를 부정하면서까지 권력에 집착하고 있는 구에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서 시위대에 동조했다.

이날 새벽 일부 군인들은 아비장의 보안군 기지를 습격하기도 했다.

갈등의 배경 코트디부아르는 4개의 주류민족을 포함해 60여개 민족이 얽혀있는 다민족국가이다. 구에이는 지난해 12월 코트디부아르 사상 최초로 쿠테타를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민족융합정책을 표방해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

축출된 전임 대통령인 앙리 코난 베디가 국민의 신뢰를 잃은 이유도 부패이외에 정적제거를 목적으로 `순수한 코트디부아르'를 외치며 이민자 출신들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코트디부아르가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이후 부의 축적 수단으로 삼은 커피와 코코아 농장에서는 이민자들이 주요 노동력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들은 전체 1,600만 인구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구에이 역시 민정이양 약속을 무시하며 타후보들의 출마를 막기위해 코트디부아르 민족주의를 들고 나오자 국민들의 동요가 야기됐으며 현상황에 이르게 됐다.

전문가들은 코트디부아르 사태가 본격적인 민족적 갈등으로 번지게 될 경우 더 큰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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