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가 몸집 줄이기를 통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했다.현대전자는 반도체, 통신, 액정표시장치(LCD) 등 3개 사업부문을 반도체로 단일화하고, 나머지 부문은 매각이나 분사할 계획이다. 현대전자의 이 같은 변신은 10조원에 달하는 부채로 인한 유동성 위기와 통신ㆍLCD 부문의 만성 적자가 회사 생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전자 관계자는 25일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내년 초까지 통신과 LCD 부문을 매각하거나 분사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특히 회사주력 부문인 반도체쪽에서 이 같은 구조조정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전자는 반도체가 전체 매출의 83%를 차지하고 있는데 비해 통신(11.4%)과 LCD(3.3%)는 비중도 낮고, 적자까지 보고 있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애널리스트는 “올초까지만 해도 현대전자는 통신과 LCD를 가져갈 생각이었으나, 최근 주력 부문인 반도체마저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비주력 부문을 잘라내는 자구책을 마련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전자는 이와 함께 총 1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부채를 털어내기 위해 외자 유치와 보유주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미국 금융기관과 1조~2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업체인 미국 맥스터사 지분 매각도 고려대상이다.
하지만 통신과 LCD 부문의 매각·합작 등을 통해 외자를 유치한다고 해도 7억달러(약 7,000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여 악성 부채 구조를 개선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게다가 최근 반도체 D램 가격이 현대전자의 원가수준에 근접,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는 것도 재무구조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전자자 반도체 전문기업으로 변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기 전에 반도체값 하락 등 악재가 지속될 경우 유동성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신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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