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커의 진가는 위기상황에서 나타난다면 이동국(21?포항 스틸러스)은 진정한 스트라이커의 자질이 있는 스타다.이번 대표팀의 스트라이커진은 역대 최약이라는 평가를 받을만 했지만 23일 이란과의 아시안컵 8강전서 한국에 연장전 골든골 승리를 안겨준 이동국의 `한 방'은 한국축구의 고민을 날려 버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더욱이 그는 오른쪽 무릎부상으로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패색이 짙던 후반 그는 허정무 감독에게 출전을 자청했고 그가 들어가면서 한국의 공격은 활기를 되찾았다.
날카로운 슈팅과 설기현에게 찬스를 만들어주었던 그는 후반 종료 직전 김상식의 동점골의 시발역을 해냈다. 이동국은 이란에 질경우 끝도 없이 추락할 위기에 몰린 한국축구를 구해낸 것이다.
이동국은 이날 활약으로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으로 이어져 온 스트라이커의 계보가 최용수(안양 LG) 김도훈(전북) 등을 훌쩍 뛰어 넘어 이동국으로 넘어온 것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과의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중국전, 올 시드니올림픽 칠레전 등 여러 차례 위기상황서 결정적인 `한 방'으로 팀을 구해내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17일 인도네시아와의 예선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이동국은 A매치 17경기에서 6골을 기록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24일 현재 4골로 득점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른발 왼발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스위치 키커'인 그는 사각지대에서도 골을 만들어내는 천부적인 골 결정력을 갖추고 있다. 순간적으로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은 국내선수 중 최고이다.
19세 나이로 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에 출전한 이동국은 지난해말부터 계속 무릎부상에 시달리며 시련을 겪었다.
지금도 상태가 완전치 않아 앞으로 남은 경기서도 얼만큼 뛸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현 대표팀서 이동국의 존재 유무에 따라 경기내용은 180도 달라진다. 현재 4골로 득점 공동선두를 달리는 이동국은 팀이 결승에만 진출한다면 득점왕과 대회 최우수선수(MVP) 등 유력한 2관왕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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