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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댐 고시해제 "어찌 보상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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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강댐 고시해제 "어찌 보상받나"

입력
2000.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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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은 잃어버린 시간입니다. 공직자들은 제발 정신차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바랍니다.”말 많고 탈 많았던 동강댐이 24일 정부의 댐 건설 예정지 고시 해제 발표로 완전 마무리되자, 강원도민들은 “늦었지만 정말 잘 된 일”이라고 환영하면서도 “대규모 영구건축물을 무작정 추진하겠다고 해놓고는 여론이 좋지 않자 뒤늦게 `없던 일'로 하는 식의 파행행정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힐난했다.

특히 10년가까이 `폐허' 속에서 살아온 영월ㆍ평창ㆍ정선의 수몰민(526세대, 1,820명)들은 “그 동안 말할 수 없는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감내해 왔다”며 “아무리 국책사업이라해도 소수의 권리를 말살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주민들은 정부가 이번 발표에서 홍수조절댐 건설을 백지화하지 않고 유보한데 대해 “여론을 봐가며 또다른 형태로 댐 건설을 재추진하려는 저의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버리지 못했다.

수몰민들은 댐건설 계획이 발표된 93년 이후 정지된 세월을 살아왔다.

다른 농가에 지원되는 정부의 농업정책자금은 물론, 도로와 비닐하우스조차 지을 수 없었다. 당연히 396농가가 143억원이라는 감당키 어려운 부채를 안게 됐다.

그것도 영농자금(연리 6.5%)이 중단돼 대부분이 연리 13.6%인 악성부채여서 빚을 내 다시 빚을 갚는 악순환이 이어져 왔다. 이 때문에 댐건설에 반대하던 수몰지 이외의 주민들도 “수몰민들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수몰민들은 “우리는 보상이 아니라 배상을 받아야 한다”며 농가부채의 5년거치, 연리 3% 15년 균등상환을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부채가 해결되지 않으면 죽는 것외에는 길이 없다”고 절박한 처지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버섯 포도재배단지 조성, 민박시설 지원, 축사개량 등 소득사업 지원과 도로 등 기반시설 지원도 요청했다.

한 주민은 “지난 10년의 상처가 너무 커 정부 지원없이는 도저히 살아갈 방도가 없다”며 “한시가 급한만큼 하루빨리 결정이 집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월=곽영승기자 yskwak@hk.co.kr

■시민단체 반응

동강댐 백지화 운동을 펼쳐 온 환경단체들도 정부 발표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확실한 사후대책 수립과 대규모 국책사업 중단 등을 촉구했다.

환경정의시민연대 서왕진(徐旺鎭) 사무처장은 “국민 모두의 승리”라며 “주민 보상방안을 시급히 마련하고, 정부ㆍ민간 차원의 동강 보존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양장일(楊將一) 환경조사국장은 정부 결정을 평가하면서도 “금융권에 공적자금을 수조씩 쏟아 붇는 정부가 200억원 정도의 지역주민 피해보상에는 나 몰라라 한다”고 비난했다.

녹색연합 김타균(金他均) 정책실장은 “지난 30여년 동안의 개발중심 정책이 이제 환경친화적인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새만금간척사업과 경인운하건설 등 대규모 국책사업도 환경적 측면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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