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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열풍 한창때 "주식 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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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열풍 한창때 "주식 좀 달라"

입력
2000.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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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고위공무원이 정현준씨 관련 회사의 주식을 소유한 사실이 밝혀지자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빙산의 일각이 드러났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벤처열풍이 한창이던 올해 초 창업과 주식발행, 증자, 코스닥 등록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액면가로 주식을 요구하거나 아예 주식 상납을 바라는 공무원과 금융기관 임직원이 적지 않았다는 것은 벤처업계에서 공공연한 얘기다.

주식 상납 요구는 신규 투자유치나 코스닥 등록 등을 앞둔 기업에 집중된다. 유상증자 때 관련 공무원을 비롯한 유력 인사들이 싼 값에 신주의 일정 지분을 차지하거나 대주주가 갖고 있는 구주 중 일부의 양도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무선인터넷 솔루션을 개발하는 M사의 K이사는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거래 금융기관 임원이 노골적으로 구주 일부를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며 “특히 이 임원을 통해 관련 공무원은 물론, 투자자문사와 회계사 등도 은근히 주식 상납을 요구해 곤란을 겪었다”고 말했다.

유망한 벤처기업이라는 소문이 공직사회에 나면 그 기업의 주식 발행 초기부터 해당 공무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전력 임직원 일부는 지난 7월 핵심장비를 납품하는 벤처기업 K사의 유상증자에 참여, 주식을 대량 매입해 인사조치를 당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장외벤처기업인 평창정보통신도 미국 유명 포털과의 제휴 등 성장성 때문에 공무원과 금융사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벤처인들이 자발적으로 해당 공무원이나 증권사, 창투사 등의 임원에게 현금 대신 주식을 상납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통신장비업체인 N사는 올해 초 증자과정에서 관련 단체 임원과 기관장 등에게 거액의 주식을 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닥 등록기업이나 유망 장외 벤처기업 상당수가 정치권이나 관계의 유력인사들을 후견인으로 영입하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안다”고 털어놨다.

이상연기자 kubrick@hk.co.kr

■평창정보통신 어떤 회사

평창정보통신은 건설회사인 평창토건을 모태로 1991년 설립된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이다. 98년까지 정현준씨가 사장인 한국디지탈라인 지분은 10%가량에 불과했으며, 평창토건 유준걸 회장이 대주주였다.

평창정보통신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미국 인터넷 검색업체 알타비스타와의 독점적 제휴 계약 영향으로 최고 7만원(액면가 500원)까지 상승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정 사장이 유 회장의 지분을 인수, 300여만주를 소유한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하지만 인터넷 거품이 꺼지고, 최근 부도설이 나돈 뒤에는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23일 현재 장외시장에서 1,200원대까지 추락했지만 그나마 매매가 중단된 상태다.

정사장은 지난 8월3일 평창정보통신의 대표이사로 취임해 알타비스타 본사와 알타비스타 코리아 설립을 논의했으나 지분참여 문제로 난항을 겪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평창정보통신의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다가 난항을 겪자 금감원 관계자들에게 `급행료' 명목으로 주식을 나눠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감독당국과 코스닥 등록 추진업체간 주식로비 등 `검은 거래' 문제가 도마위에 오른 셈이다.

현재 평창정보통신은 경영난 타개의 유일한 희망인 알타비스타와의 전략적 제휴협상이 불투명하고, 정 사장도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50만주를 주당 1만5,000원에 공개매수한 뒤 대금을 지급하지 않아 사회문제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안고 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동방금고 부회장 이경자씨는 누구

재산 수백억대소문 명동 사채시장 '큰손'

(서울)동방상호신용금고 불법대출 사건에 `태풍의눈'으로 부상한 이 회사의 3대주주이자 부회장 이경자(56)씨는 명동 사채시장에서 제법 알려진 `큰손'이다.

그녀를 만나본 사람들은 사채업자에 대한 선입견과 달리 중년 부인의 다소곳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외양과는 달리 빌려준 돈에 대해서는 어떤 경우라도 떼어먹히지 않는다는 원칙을 삼을 정도로 이씨는 억척스러운 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씨는 지난 해 9월 정 사장이 태평양그룹으로부터 동방금고를 인수할 때 지분11%를 취득, 대주주로 참여하면서 부회장의 직함을 얻어 경영에도 간여해 왔다.

이씨는 회사 경영에 손을 댄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회사 노조측은 이씨가 거의 매일 회사에 출근했으며 경영 전반에 걸쳐 유조웅 대표이사와 의논했다고 설명, 양측의 말이 갈리고 있다.

명동 사채시장 관계자들 역시 올 들어 명동에서 이씨를 마주치기 어려웠다고 말하는 것을 종합해 볼 때 이씨는 동방금고 부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거지를 강남으로 옮겼고 회사내 부회장 사무실을 사채업 근거지로 삼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씨는 지난 98년 3월 정 사장이 디지탈라인을 인수할 당시 종자돈 1억3천여만원을 빌려주면서 인연을 맺게 됐고 정 사장은 이씨를 `어머니'라 부를 정도로 믿고 따랐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씨는 정 사장에게 빌려준 종자돈이 코스닥시장 붐을 타고 `황금'으로 돌아오자 이후 주변의 사채업자까지 끌어모아 정 사장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으나 시장침체로 돈이 묶이면서 정 사장과 선을 긋기 시작했다.

사채시장에서는 이씨의 재산이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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