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와 고척동(吳作棟) 싱가포르 총리가 22일 내년초 협정 체결 교섭을 시작, 내년말까지 매듭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노력이 본궤도에 올랐다.양국 자유무역협정은 그동안 다자간 협상에 치중해 온 일본 통상정책의 노선 전환이자 앞으로 한일 자유무역협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은 싱가포르에 앞서 한국 및 멕시코와 FTA 구상 협의에 들어가 있으나 싱가포르와의 논의가 가장 빠른 진전을 보였다. 다자간 협의에서는 물론 양국간 협의에서도 가장 핵심쟁점이 돼 온 농업문제와 관련, 싱가포르와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싱가포르의 대일 농수산물 수출은 연 3억달러 정도로 일본의 전체 수입량의 0.5%에 지나지 않는다. 농업분야를 예외로 인정하지 않아도 일본 농업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다. 또 농산물 교역이 전체의 1.7%에 불과해 관세율 인하의 최종 효과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이다.
일본이 앞으로의 대한 FTA 교섭은 물론 뉴라운드 교섭을 염두에 두고 '원칙 예외'를 고집하더라도 그것이 양국 교섭의 걸림돌이 되기 어려운 특수한 상황이다. 다만 일본이 이를 전례로 삼아 대한 FTA 교섭에 적용하려 할 경우 상당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싱가포르의 '신시대 경제연대 협정'은 관세 철폐에 치중한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등 기존 FTA의 틀을 넘어 전자상거래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협력강화와 인적 이동의 자유화에까지 미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IT분야에서는 일본보다 한수 위라는 싱가포르의 자신감과 인적 자원이 부족한 일본의 현실이 결합한 결과이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a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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