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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팔 독립선포땐 분쟁지 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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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팔 독립선포땐 분쟁지 병합"

입력
2000.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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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이 일방적으로 독립국을 선포한다면 우리도 일방적으로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에서 분할하겠다.'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가 아랍정상회담에 맞춰 표명한 대 팔레스타인 비상조치가 팔레스타인은 물론, 이스라엘 정가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팔레스타인이 예정대로 다음달 15일 독립국 선포를 강행할 경우 이에 맞서 이스라엘도 동예루살렘, 서안지구 등 분쟁지역에 임의로 국경선을 획정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동예루살렘의 이스라엘 귀속은 물론, 90% 이상 양도키로 했던 서안지구의 상당부분도 이스라엘이 병합하는, 팔레스타인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아베드 라보 팔레스타인 공보장관은 바라크의 발언 직후 “팔레스타인의 선전포고를 유발할 것” 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바라크는 지난주 재무부 고위관리에 분리 계획안의 현실성을 점검할 범 각료 태스크포스를 구성할 것을 지시했으며, 이에 따라 경제팀을 비롯, 몇 개의 소위가 이미 가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넓게는 팔레스타인과의 국경선 획정, 좁게는 팔레스타인 관할 지역 국경선 폐쇄, 검문소 강화, 물자교역 금지 등이 주 논의 대상이다. 농업과 건설분야에서는 팔레스타인 노동자를 대폭 줄이고 이스라엘 노동자를 투입하는 안까지 이미 마련돼 있다.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정착민이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20만명에 달하는 등 정치, 경제 전반에 걸쳐 복잡한 구조로 얽혀 있다.

12만여명의 팔레스타인 노동자가 매일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로 출근하고 있다. 3분의 2가 불법노동자이지만 이들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지난해 팔레스타인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이스라엘 보안군은 유혈충돌이 계속된 지난 3주간 이들의 숫자를 2만5,000명 내외로 줄이는 등 팔레스타인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스라엘 건설업체 등도 아랍 이외 지역에서 유입된 불법 노동력으로 팔레스타인 노동자를 대체하고 있는 추세다. 재무부의 벤_바사트 태스크포스 총책임자는 “이스라엘 경제가 팔레스타인보다 20배 이상 크기 때문에 분리안은 팔레스타인 경제에 치명적일 것” 이라며 “개방경제가 양측에 최선이지만, 최근 상황은 경제외적 요소를 더 중시해야 하는 방향으로 악화하고 있다” 고 말했다.

바라크의 일방적 팔레스타인 분리안은 현실적으로는 난점도 많다. 팔레스타인의 저임금 노동력이 이스라엘의 하이테크 산업과 맞물려 이스라엘 경제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핵심 축인 데다, 물과 전기 등 기간물자를 양측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 시절 비슷한 안이 제기됐지만 이 같은 사정으로 무산된 바 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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