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굴비낚시'촉망받는 젊은 소설가 김영하(32ㆍ사진)씨가 영화에 관해 쓴 산문집 `굴비낚시'(마음산책 발행)를 냈다. 우리 시대의 가장 거대한 패션이라 해도 좋을 영화, 한 작가가 또 하나 영화에 대한 글을 냈다 해도 별 화젯거리는 아닐 듯 싶지만 그의 글은 역시 좀 다르다. 허다한 `내 인생의 영화' 혹은 `감동의 명화' 류의 글이나 영화 편편을 요리저리 뜯어보고 비판하거나, 무작정 흥행성을 부추기려 하는 글과는 다르다.
한국영화 `오! 수정'에서 시작해 근간의 화제작 `러브 레터' `아메리칸 뷰티' 등을 거쳐 `대부2'로 끝맺는 18편의 글은 기실은 영화를 빌어 우리의 일상과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에서는 영화 내용에 관한 이야기는 한번도 나오지 않고 느닷없이 줄곧 언론의 인터뷰 방식을 비판한다. 홍콩영화 `동사서독'에서는 베트남을 다룬 프랑스의 젊은 소설가 크리스토프 바타이유의 작품을 들고 나온다. `쇼생크 탈출'은 신창원의 ~y주극과 비교된다.
이처럼 김씨의 글은 영화를 정면에서 분석하거나 어설픈 감상문을 쓰려 하기보다는, 스크린에서 우회해 그것이 지금 우리의 삶에 가지는 의미를 캐묻고 있다. 경쾌한 작가적 상상력으로 영화에 대한 굳은 관념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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