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발 평화와 협력의 합창이 끝나기도 전에, 중동발 전쟁과 대립의 경고가 거세다. 유가가 또다시 들먹거리는 바람에 가뜩이나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세계 시장의 변동성을 점치기 더욱 어렵다. 괜히 눈이 시러워지는 10월 마지막 주, 시장 참여자들은 불안감으로 선잠을 잘 수 밖에 없을 것같다.삼성과 현대의 힘을 시험하는 한 주다. 최고가 대비 3분의1 토막이 됐다가 지난 주말 7개월여만에 상한가를 친 `돌아온 탕자' 삼성전자가 23일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대규모 기업설명회(IR)을 갖는다. 반도체 시장상황이 극도로 불투명하지만 삼성전자 마저 주저앉는다면 올 증시는 더 이상 볼게 없다.
부실기업 퇴출 논란의 핵폭탄인 현대건설이 4번째 자구계획을 내놓은데 이어 주초 임원 감축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정부는 `한강 기적'의 견인였던 현대건설을 살리기로 결정했지만 시장불안 요인의 확실한 제거를 주장하는 의견이 만만찮아 후유증이 클 전망이다.
자금시장의 선순환을 위해선 시장참여자들의 상호신뢰가 필수적이지만, 가계와 기업의 체감경기가 갈수록 차갑다 보니 서로 살겠다고 아우성이다. 개인은 개인대로 은행은 은행대로 기업주는 기업주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자기 것은 꽁꽁 틀어쥔 채 상대의 허물만 탓한다.
주요 경제부처에 대한 국정감사가 시작돼 모든 경제현안이 한꺼번에 도마에 오르겠지만 호통의 변명의 잔치 후에 무엇이 남을 지 의문이다. 한 `M&A 귀재'의 몰락에서 보듯, 헛된 욕심과 헛된 이름을 쫓다간 자기뿐 아니라 남에게도 쪽박을 안기기 십상이다.
이유식 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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