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시아 유럽정상회의 참석 중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에게 북일간 현안인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 3년전 연립여당 대표단이 북한에 `제3국 발견 방식'을 제안했다고 공개한 20일의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 발언이 일파만파를 부르고 있다.모리 총리 주변은 “당시의 제안은 나카야마 마사테루(中山正暉) 의원의 제안이었다”고 해명에 나서는 등 정권 자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관방장관은 20일 저녁 기자회견에서 “문제 해결에 대한 열의로 이해해 달라”고 옹호하고 나섰다가 자민당내부와 언론으로부터 집중타를 맞았다.
총리의 경솔함에 대한 외무성의 반발도 크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계자는 “납치문제의 유일한 해결 방식이 총리의 경솔한 발언으로 사라졌다”며 “대북 교섭과 직접 관련이 없는 외국 지도자에게 공개함으로써 이제는 사실상 그런 방법이 불가능해 졌다”고 밝혔다.
또한 대북 강경 자세를 고집해 온 보수파 내부에서는 `쉽사리 원칙을 포기하는 대북 교섭의 안이한 자세'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을 구출하기 위한 전국협의회'의 아라키 가즈히로(荒木和博) 사무국장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도 “공식적으로 밝히고 나섬으로써 결과적으로 해결의 길이 사라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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