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만에 재현된 `가을의 고전' 지하철시리즈가 22일 오전8시30분(한국시간) 개막을 앞두고 뉴욕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하지만 지하철로 불과 50분 걸리는 양키스타디움과 셰이스타디움 사이의 물리적 거리와는 달리 팀 컬러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1903년 뉴욕으로 옮겨온 양키스나 62년 창단된 메츠의 역사뿐 아니라 성격이 다른 감독도 이런 차별화에 한 몫 하고 있다.
마지막 현역생활을 메츠에서 뛰었던 조 토레(60) 양키스감독은 포수 출신답게 좀처럼 말이 없다. 믿었던 선발투수가 흔들릴 때도 쉽사리 마운드로 뛰어가지 않고 베테랑 타자들이 헛스윙을 일삼더라도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다.
반면 보비 발렌타인(50) 메츠감독은 `덕아웃의 테크니션'이다. 상황에 따라 표정도 금새 변하고 조용히 있는 법이 없다. 또 95년 일본프로야구 롯데 지바 마린스를 지휘했던 경험을 살려 번트나 히트앤드런 등 잔기술로 주자를 불러들인다.
성격도 괴팍해 96년 메츠감독이 된 이후에도 자존심 강한 고참선수들과 자주 마찰을 빚었고 이 때문에 리키 핸더슨, 토드 헌들리 등이 떠났다.
사실 발렌타인은 토레에게 되갚아야 할 빚까지 있어 이번 시리즈를 단단히 별러왔다. 78년 메츠서 내야수로 뛰던 발렌타인은 당시 감독이던 토레의 사랑을 받지 못해 줄곧 벤치를 지켜야 했다.
토레는 “당시 발렌타인은 선수보다는 감독이 더 되고 싶어했던 것 같다”며 벤치에 앉혔던 이유를 에둘러댔지만 그때의 수모는 발렌타인에게 지울 수 없는 앙금을 남겼다. 이래 저래 심적 부담이 큰 토레 감독은 4년전 끊었던 담배를 최근 다시 필 정도로 긴장하고 있다.
/정원수기자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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