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의 재판이냐, 아니면 설욕이냐.'한국축구대표팀이 20일 새벽(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안컵 B조 예선리그 인도네시아와의 마지막 경기서 이동국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_0으로 승리, 1승1무1패(승점 4) 조 3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23일 밤 10시45분 A조 1위 이란과 4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같은 조의 중국과 쿠웨이트는 0_0으로 비기고 나란히 1승2무를 기록, 조 1,2위로 8강에 올랐다.
이란은 4년전 11회 대회때 8강전서 한국에 2_6의 참패를 안겨준 팀이다. 아시아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참패여서 당시 한국선수들은 고의로 열심히 뛰지 않았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으며, 98월드컵대표팀 사령탑이 확실시됐던 박종환 감독은 중도하차해야 했다.
이후 이란선수들은 다른 대회에서 한국선수들을 만나면 손가락으로 2_6을 나타내며 조롱한 일도 있어 홍명보 등 고참선수들은 설욕 기회를 손꼽아 왔다.
더욱 공교로운 일은 이번 대회 예선전서 한국은 4년전과 같이 쿠웨이트에 패하고 인도네시아에 이겨 8강 고지를 밟았다는 사실. 경기내용도 당시와 비슷하게 부진했다. 따라서 이번 이란전은 허정무 감독이나 선수들에게 심적 부담이 크다.
한국은 이란과 역대전적서 6승2무6패로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 최근 10년간 전적서는 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 준결승서 0_1로 패한 뒤 93년 월드컵아시아최종예선서 3_0으로 승리했고 96년 아시안컵서 참패해 1승2패로 뒤진다.
이번 대회서도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이 뒤진다. 그러나 쿠웨이트전 패배로 가라앉은 팀분위기는 이제 활력을 되찾았고 팀워크도 살아나는 추세다. 특히 홍명보 김태영 강철이 포진한 수비진과 공수의 연결고리역을 한 김상식 박지성의 미드필드진은 안정을 되찾았다.
문제는 슈팅수 26_2의 압도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골결정력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허정무 감독은 “미드필드에서 우위를 잡을 수 있는 전술로 4년전 패배를 꼭 설욕하겠다”고 밝혔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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