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셈 20일 코엑스 컨벤션센터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서울 아셈 개회식의 메시지는 `아시아와 유럽은 동반자, 화해와 협력은 공동번영으로 가는 길'로 집약됐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비롯, 유럽연합(EU) 의장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 공동의장인 추안 릭파이 태국 총리, 전 개최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모두 연설의 초점을 `화해와 협력'에 맞추었다.
김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아직도 도처에서 갈등이 계속되지만 화해와 협력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인류의 염원”이라며 “남북관계의 진전이 그 대표적 예”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지식산업사회에서 `정보화 격차'가 지구촌 균형발전의 장애가 되고 있다”며 “모든 인류가 정보화의 혜택을 누리도록 아시아와 유럽이 협력하자”고 강조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남북화해를 위한 김 대통령의 용기와 결단을 EU는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면서 “대의에 헌신한 김 대통령은 노벨상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아시아가 위기를 겪을 때 아셈의 목표가 너무 원대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었다”면서 “그러나 오늘 이 의심은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릭파이 총리는 “유럽은 아시아가 어려울 때 지원을 아끼지 않아 진짜 친구임을 확인해주었다”면서 “이제 아시아는 그런 지원과 자체 개혁으로 유럽의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릭파이 총리는 “그러나 아직 과제들이 많다”면서 “세계화로 약소국과 서민들이 소외되고 있고 고유가로 아시아 경제가 타격을 입었으며 초국가적 범죄, 정보 격차, 인신매매, 마약, 에이즈 등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릭파이 총리는 “이런 도전을 이기기 위해 아시아와 유럽이 손을 더 굳게 잡자”고 역설했다.
프로디 집행위원장은 “아셈은 조심스럽게 시작했지만 이제 크게 발전하고 있다”면서 “`아시아와 유럽은 동반자'라는 주제를 현실화 하자”고 말했다. 프로디 위원장은 “한국은 트랜스 유라시아 네트워크에서 이니셔티브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길이 옳은 방향이라고 판단,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오늘날 한 지역의 불안은 더 이상 그 지역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면서 “김 대통령이 북한에 역사적 접근을 했을 때 우리가 찬사를 보낸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레어 총리는 “어제 `진리와 정의를 향한 염원이 악의 지배를 무너뜨린다'는 김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읽었다”면서 “아셈의 방향에 이보다 더 좋은 말은 없으며 우리가 회담을 낙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개회식에 앞서 김 대통령은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함께 컨벤션센터 현관에서 30초 간격으로 도착하는 정상들을 맞았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