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0일 최근 주식시장 침체에도 불구, 외국인 증권자금 대거 이탈로 외환위기가 발생하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한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모두 119억7,000만달러의 순유입(유입액이 유출액 초과)을 기록했으나 9월 중 9억3,000만달러가 순유출된데 이어 이달 16일 현재 1억8,00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9월 이후 외국인 주식자금이 순유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대우자동차 매각 차질로 유발된 국내 금융시장 불안에다 반도체 가격 하락, 유가급등, 미국 증시 불안 등 대외적 요인이 가세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은은 그러나 국내 경제가 악화했던 ▦1997년 8~11월(외환위기) ▦98년 4~8월(기업ㆍ금융구조조정,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 ▦99년 6월~9월(대우사태 발생) 의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가 외국인 주식자금 총액의 7~10% 선에 그쳤으며, 이번에도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매매 빈도를 나타내는 `투자회전율'의 경우 9월 중 거래소 전체가 21.9%였던 데 비해 외국인들은 7.0%로 비교적 장기성 투자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시에 주식을 매도해 달러로 바꿀 경우 주가 폭락과 환율 급상승을 초래, 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이 닥치더라도 유출 규모는 97∼99년 수준을 크게 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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