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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이-팔 합의 막후중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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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이-팔 합의 막후중재자"

입력
2000.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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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17일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중재하는 긴급 중동정상회담이 열리던 시각에 다른 방에서는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사이에 두고 양측 보안책임자들이 담판을 벌이고 있었다.미국 고위관리가 `제3의 중요한 서클'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던 이 사람들은 테닛 국장 외에 지브릴 라주브 팔레스타인 서안지역 보안책임자와 아비 디히터 이스라엘 치안총수였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들이 결렬이 예상되던 회담에서 극적인 합의를 이루어낸 주인공들이며 결국 이번 합의는 CIA의 작품이었다고 19일 보도했다.

사실 이번 회담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가 복도에서 마주쳐도 쳐다보지도 않았고 외무장관 라인에서는 “살인마” “시위주동자” 등의 폭언을 주고받을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다.

하지만 테닛국장과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보안책임자는 치안협력을 재개하고 양측의 군사활동을 감시하는 3자 보안위원회 설립을 합의하는 등 양측 정상들과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타협을 이루어 가고 있었다.

1998년 와이 리버 협정에서도 막후 협상자 역할을 했던 테닛 국장은 유혈사태가 발생했을 때부터 현지에 머물며 양측을 설득하고 전면전으로의 확산을 막았다. 이로써 CIA는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사이에 신뢰를 쌓는데 성공했고 양측으로부터 성실한 중재자라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내의 평가는 의외로 냉담하다. 일부에서는 이번 일로 CIA가 정보분석과 정책구상이라는 본연의 기능에서 멀어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CIA의 깊은 개입이 오히려 현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분석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CIA 마이크 맨스필드 대변인은 “CIA 역할 중의 하나는 폭력을 중지하도록 양측 관계를 촉진하는 것이며 이 역할이 우리의 객관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냉전이후 새로운 역할을 찾고있던 CIA가 이번 일로 막강한 위상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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