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실체가 공개돼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미 연방수사국(FBI)의 인터넷 감청망 카너보어(Carnivoreㆍ육식동물)가 거대한 비밀 감청망인 `드래곤웨어 스위트(DragonWare Suite)'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고 MSNBC가 17일 보도했다.이 방송에 따르면 드래곤웨어 스위트는 E-메일 감청 뿐 아니라 조사대상자의 인터넷 웹서핑의 경로를 추적, 복구할 수 있는 등 엄청난 기능을 갖고 있다. FBI는 또 인터넷을 이용한 전화를 감청할 수 있는 `드래곤 넷(Dragon Net)'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져 광범한 사생활 감시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FBI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드래곤웨어 스위트는 인터넷 서비스제공업체(ISP)의 네트워크에 연결, 수백만건의 E-메일을 감청하는 카너보어외에 수집된 자료를 조합, 분석하는 프로그램인 `패킷티어(Packeteer)'와 `쿨마이너(Coolminer)' 등 3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FBI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드래곤웨어 스위트는 감시대상자가 인터넷을 통해 접근한 웹페이지의 경로는 물론 웹페이지 자체도 정확하게 복구해 낼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월 카너보어의 존재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미국의 전자사생활정보센터(EPIC) 등 시민단체는 사생활을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FBI는 최근 법원의 판결에 따라 600쪽에 달하는 카너보어 관련 문서를 제출했다.
FBI보고서는 카너보어의 전 단계인 인터넷 E-메일 감청망인 `암너보어(Omnivoreㆍ잡식성동물)' 이전에 이미 감청망이 존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기밀'로 분류돼 그 명칭과 기능이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최초의 E-메일 감청망은 1996년1월에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너보어도 기능을 추가하면서 `카너보어 1.2', `고급 카너보어'로 발전해왔으며 현재 `카너보어 3.0'이 설계 단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또 최근 인터넷을 이용한 국내외 전화가 대중화함에 따라 인터넷 전화의 목소리를 감청할 수 있는 일명 `드래곤 넷'을 개발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인권단체나 인터넷업체는 이러한 감청망이 `빅브러더'의 역할을 수행하며, ISP와 연결돼 작동하는 한 사생활 침해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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