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스 더 차일드섹시스타가 변신을 했다. 섹스 심볼만큼 세월에 약한 것이 어디 있을까. 샤론 스톤이 `마이티' 에서 신체 장애아를 둔 어머니가 되더니, 킴 베이싱어도 요염한 팜므파탈(악녀)의 자태를 벗고 `브레스 더 차일드 (Bress The Child)' 에서 어머니가 됐다. 그러나 쉽지 않다. 비장하고 애절하지만 좀처럼 어머니의 냄새가 풍기지 않는다. 연기탓도 있지만 그만큼 이미지란 것이 무섭다.
`브레스 더 차일드' 에서 그는 여동생이 낳은 아이 코디(홀리스톤 콜맨)를 기른다. 문제는 자폐증세에 초능력을 가진 그 아이가 2000년 만에 비춘다는 `예수의 별'의 빛을 받은, 사탄의 부활을 막을 인물이라는데 있다. 그때부터 사탄을 섬기는 `새로운 여명' 이란 무리들이 코디를 찾아 나서고, 그와 같은 날 태어난 아이들을 연속 살해한다. 신학대를 다닌 FBI요원이 수사에 나서고, 아이는 납치돼 악령을 받아들이도록 강요받고, 킴 베이싱어는 아이를 구하려 몸을 던진다.
악령의 부활과 이를 막으려는 성령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몇번 나왔다. 분위기와 인물만 다를 뿐 구성과 결말이 같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창조한 악령의 모습이나 특수효과까지도 비슷하다. 지난해 연말의 `엔드 오브 데이즈' 가 이를? 소재로 한 액션이라면 `브레스 더 차일드'는 스릴러이다. 감독이 `나이트 메어' `이레이저' 의 척 러셀이니 당연한 선택이다.
■28일 동안
중독자는 `언제든 끊을 수 있다'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는 생각에 더욱 깊숙이 중독된다. 우리가 보기엔 그저 그런 것 같은데, 미국 사람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배우들이 있다. 샌드라 불록도 그런 배우의 하나이다. 미인이라 하기엔 다소 어색하고, 그렇다고 탁월한 연기를 보이는 것 같지도 않은데.
'28일 동안(28 Days)'는 28일간의 재활 프로그램을 말한다. 신문사 컬럼니스트인 그웬(샌드라 불록)은 술과 춤에 젖어 산다. 알코올 중독자였전 어머니는 어찌나 술을 많이 마셨던지 탁자를 들어내 썰매를 만들어 아이들을 태우고 대로로 질주하는가 하면, 나중엔 아이들이 세차게 뺨을 때려야 일어나곤 했다.
언니의 결혼식장에서 술주정을 한 그웬은 마음을 다잡아 먹고 28일 코스의 재활원에 입소한다. 그곳에는 잘 나가는 투수였지만 술에 취해 아무 여자하고나 잠자리에 드는 에디(비고 모르튼슨), 마음을 다치면 자해를 일삼는 소녀, 환자를 고실로 죽게 하고 알코올 중독자가 된 의사 등이 있다.
샌드러 불록은 `스피드' 와 `당신이 잠든 사이' 에서의 보여준 `이웃집 처녀' 같은 이미지와는 좀 다른 것을 원하고 있다. 적어도 줄거리 상으로는. 성공한 전문직 여성, 유년의 상처, 다른 방식의 삶을 원하면서도 자꾸 넘어지고 그래도 일어서려는 다중적 캐릭터이다. 그러나 남편 몰래 보드카를 마시다 인사불성이 되는 `남자가 사랑할 때' 의 멕 라이언의 가벼운 연기보다도 대중에게 어필하는 힘은 적은 것 같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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