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릴레이 정상회담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 대통령은 18일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와의 회담을 시작으로 19일 국빈 방문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 기간 중 무려 14개국 정상들과 양자회담 형식으로 만난다.19일 오후에는 폴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이날 마지막 회담인 마하티르 총리와의 회담은 밤 9시45분에 시작, 10시가 넘어 끝날 정도로 쉴 틈 없이 빡빡한 일정이었다. 김 대통령을 만난 정상들마다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했으며 김 대통령도 정중하게 사의를 표했다.
20일에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와 만난다. 21일 오전에는 빔 콕 네델란드 총리와의 회담을 갖는 데 이어 폐회식 이후에도 하사날 볼키아 부르나이 국왕, 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장, 안토니오 구테레스 포르투갈 총리,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 베르티 아헌 아일랜드 총리 등을 만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정상들이 김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원했고 노벨상 수상후 요청의 농도가 훨씬 강해져 일정을 조정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정상회담을 가진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나 내달 중순 APEC 정상회의 때 만날 고촉동(吳作棟) 싱가포르 총리, 추안 릭파이 태국 총리 등은 이번에 회담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자 정상회담은 아셈 정상회의 일정 중간중간에 끼여 있어 국빈 방문한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짧게는 10분, 길어야 20분에 그치고 있다. 김 대통령은 틈새없는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분 단위로 움직이고 있으며 중간 이동 시간을 빼면 단 1분도 비어 있는 시간이 없다.
김 대통령은 밀려드는 양자회담 요청 뿐만 아니라 3차 아셈 정상회의의 의장으로서 3차례 정상회의를 주재, 국제무대에서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준다. 김 대통령은 노벨상 수상, 넓은 지명도를 바탕으로 아시아와 유럽간 협력의 틀을 만들어내는 `중재자' 역할을 한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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