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東京) 증시의 주가가 위험 수역에 접어 들었다.지난해 3월 이래 상승세를 보여 온 주가가 4월 이후 뚜렷한 하향세로 돌아선 데다 최근에는 하락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18일 닛케이(日經) 평균주가가 지난해 3월 이래 처음으로 1만5,000엔선을 무너 뜨리고 1만 4,872.48엔까지 떨어지자 시장에는 주가 급락이 경기회복 흐름에 찬물을 끼얹어 다시 주가 하락을 부르는 악순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
19일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 뉴욕증시의 다유지수가 상징적 지표인 1만 아래로 떨어진 데 따른 폭락 예상과는 달리 조금 더 지켜보자는 관망세에 따라 오히려 약간 회복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대장성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연락해 본 결과 그렇게 걱정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며 “미국 경제의 연착륙이 어떻게 되든 일본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관측은 시장을 안심시키려는 `립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 이날 도쿄증시의 안정은 전날 3%나 주가가 폭락한 데 따른 반발세에다 11조엔 규모의 경기 대책이라는 사실상의 부양책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다. 일본 경제가 회복기에 올라 있고 기업의 경영 실적이 호전되고 있지만 시장 환경이 극히 불안정한 것 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최대 불안 요인으로 미국 증시의 거품 붕괴를 꼽는다. 다우지수 1만 붕괴는 오랫동안 시간 문제로 여겨져 왔다. 특히 미국의 호황을 지탱해 온 정보기술(IT) 관련 종목의 주가 급락은 미국 경제의 전망을 더욱 흐리게 하고 있다.
그 경우 수출기업이 지탱해 온 일본 경제가 받을 충격은 자명하다. 또 미국 시장에서의 손실을 일본주를 팔아 메우려는 국제자본의 움직임이 도쿄증시의 주가하락을 부채질 할 수 있다. 또 저에너지형 산업 구조를 갖추었다고는 하지만 유가 상승은 일본 경제의 회복을 더디게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시장심리이다. 닛케이평균주가가 1만5,000엔 아래에서 2만엔까지 이르는 데는 지난해 3월부터 약 13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그것이 다시 1만5,000엔선 아래로 떨어지는 데는 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상승·하락 속도의 이같은 불균형은 얼마든지 실물 경제와 무관할 수 있는 주가의 속성을 보여주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