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은 아시안컵서 상반된 결과를 연출하고 있다.일본은 18일 새벽(한국시간) 레바논 시돈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안컵 축구대회 C조 예선 2차전서 니시자와 아키노리, 다카하라 나오히로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우즈베키스탄을 무려 8_1로 대파했다. 일본은 2연승으로 21일 카타르전 결과에 관계없이 가장 먼저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일본은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연이은 부진과 한국전 패배(0_1)로 트루시에 감독 경질설까지 나돌 때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이다. 시드니올림픽 8강진출을 이룬 일본은 이번에 간판스타 나카타(이탈리아 AS로마)가 빠졌음에도 강호 사우디와의 1차전서 4_1의 대승을 거둔 뒤 상승세를 타고 있다.
플레이메이커 나나미는 `일본축구는 나카타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지적을 불식시킬 정도로 활약했고 니시자와, 다카하라는 `스트라이커 부재'라는 고질적 약점을 단숨에 씻어줄 골게터로 성장했다.
상대가 예상못할 빠르고 정교한 패스를 구사하는 일본축구는 유럽의 선진축구 흐름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을만 했다.
반면 한국은 시드니올림픽 8강진출 실패를 기점으로 이번 아시안컵서 8강진출을 장담못할 정도로 침체에 빠졌다. 이 같은 이틈을 타고 일본언론은 `한국축구 붕괴위기', `허정무감독 해임 결정적'이라는 식의 보도를 통해 `한국축구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이러한 명암은 이미 10년전 예고됐었다. 93년 프로축구 출범때 일본은 1부리그에서 아마리그까지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했고 유소년과 청소년축구, 지도자육성, 선진축구 도입 등에 주력했다.
그 결과 98년 월드컵본선 진출과 지난해 청소년선수권 준우승, 올림픽 8강 등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물론 일본이 한국과 맞붙을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리그시스템에서부터 유소년 프로그램, 지도자 교육 등에 이르기까지 축구후진국을 면치 못하는 한국은 일본과의 격차를 겸허히 받아들일 때가 됐다는 것이 축구인들의 중론이다. 축구전반에 대한 개혁이 없다면 한국은 영원히 아시아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
유승근기자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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