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밤 경기 성남시 지하 단란주점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는 화재참사가 발생했다.이날 오후 8시55분께 경기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평화장여관 지하 `아마존 미시촌' 단란주점(주인 이옥자ㆍ67)에서 화재가 발생, 불이 복도와 룸으로 번지면서 손님 서규원(30)씨와 최길순(40)씨 등 여종업원 6명이 질식사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해 11월 인천호프집 화재 이후 1년만에 일어난 참화다.
■화재순간
7개 룸중 손님이 없었던 출입구쪽 1호실 천정 환기통에서 불길이 치솟은 후 복도와 나머지 방으로 순식간에 번졌다.
불을 처음 본 종업원 이모(18)군은 “지하 환기통 천정 부분에서 불꽃이 보여 룸문을 열어보니 거센 불길이 닥쳐왔다”고 말했다.
불이 날 당시 단란주점내에 있던 손님 5명, 여자종업원 13명, 남자 종업원 3명 등 모두 21명 중 13명은 출입구와 비상구를 통해 대피했으나 나머지 7명은 종업원 대기실과 6호실에 있다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졌다.
■ 현장
불이 난 단란주점은 천장이 검게 그을리고 룸은 테이블 위의 술병과 잔이 어지럽게 널려져 있었다.
단란주점은 40평 크기로 계단의 벽과 천장 등이 불에 타면 유독가스를 내뿜는 FRP(섬유강화플라스틱)로 장식돼 있었으나 유독가스가 빠져나갈 수 있는 창문이 없었다.
대부분 룸의 노래방 기계와 집기 등이 타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사임을 짐작케 했다.
■ 희생자ㆍ화인
희생자들은 술에 취했거나 가스에 질식하면서 대피하지 못했다. 특히 화재와 함께 조명이 꺼지고 연기가 자욱해져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비상구를 통해 빠져나온 종업원 우모(22)씨는 “숨진 종업원들도 비상구 위치를 알고 있었으나 갑자기 난 불로 찾지를 못한 것같다”고 말했다. 여자종업원 6명의 희생자는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다.
■ 화인
경찰은 환기통에서 처음 불이 났고 방화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일단 누전으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중이다.
또 유흥주점의 지하통로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FRP 내장재에서 유독가스가 급격히 발생, 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진화
불이나자 소방차 5대와 소방관 100여명이 동원돼 진화작업을 벌여 2시간20여분만인 밤 10시11분께 불을 껐다. 그러나 단란주점이 지하에 있는 데다 출입구가 좁아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발화지점이 출입구쪽에 가까워 반대편 룸에 피신했던 희생자들을 구조해내지 못했다. 사망자들은 분당 차병원과 성남병원으로 옮겨졌다.
/성남=한창만기자 cmhan @hk.co.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