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조직위원회의 홈페이지에 올려진 영문 한국관광 정보가 나라 망신시키기에 적절한 문구와 내용으로 차 있는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안 조직위가 홈페이지 내용을 삭제했다고 하나, 그동안 조직위가 얼마나 방황해 왔는가를 보여주는 한 단면으로 정말 걱정스럽다.`월드컵기간인 5,6월은 일본 관광객이 붐벼 호텔예약이 안된다. 여름은 무덥고 태풍이 부니 9,10월에 방문해달라'`당신이 미 CIA요원임을 입증하면 입장료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장티푸스 소아마비 파상풍 위험이 있으니 접종을 고려해야 한다.'홈페이지에 실린 관광정보들이다. 도저히 국가를 공식적으로 소개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가 없다. 외국의 관광회사가 관광객에게 비공식으로 말해주는 정보라면 모를까, 한국의 공식 기관이 고지할 수 있는 문구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이 홈페이지에는 월드컵을 개최하는 10개 도시가운데 서울만 소개한 반면, 무속신앙과 외세의 침략 및 식민지배 등 불필요할 정도로 역사를 굴절시키는 내용을 소개했다고 한다.
이런 일은 홈페이지가 해킹당했든지, 운영자가 제멋대로 만들어 띄웠든지 해서 생겼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내용을 보면 해킹보다는 필시 외국인들이 한국을 소개하는 내용에서 적당히 발?췌해서 끼워넣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렇다면 정말 한심한 일이다. 과연 이런 조직으로 어떻게 전세계인들의 `꿈의 향연'이라는 월드컵을 차질없이 치를 수 있을지 적이 걱정스럽다.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최근 여론의 따가운 지적에도 불구하고 두 명의 공동위원장을 관철했다. 거듭 말하지만 조직위원회는 영구 관료조직이 아니라 일정한 기간동안 빈틈없는 운영을 해야할 태스크 포스의 성격을 갖고 있다. 또한 월드컵 개최에는 어차피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정부가 바라는 투톱지도체제를 갖췄으니 간섭하는 지원이 아니라 믿고 맡기는 지원으로 월드컵 준비를 활성화 해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