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토요일 여의도에서 열리는 불꽃놀이를 보러 갔다. 우리 가족 모두가 벼르던 날이라 무척 설레었다. 그런데 여의나루역에는 승강장부터 사람들이 꽉 차 있어서 빠져나가기도 힘들 정도였다. 강가는 추울거라는 생각에 껴입고 간 옷이 오히려 짐이 됐다.땀을 뻘뻘 흘리는 아이들의 외투를 벗겨 들었다. 어찌어찌하여 역 밖으로 나갔는데 손에 든 옷이 없어졌다. 사람들한테 밀려 아이 외투가 없어진 줄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도 나도 무척 아끼던 옷이라 너무 마음이 아팠지만 사람이 많아 돌아가 찾는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내었다. 돌아오는 길에 혹시나 하고 매표소에 물어봤더니 아이의 외투가 거기 있었다.
14일 오후 7시 40분에서 8시 40분 사이 여의나루역에서 초록색 아이 외투를 찾아주신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 `정직하게 자라라'는 엄마의 말보다 직접 마음 고생하며 경험한 그 날의 일이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이 되었다.
류정주·서울 강서구 화곡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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