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폭력종식 합의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분쟁이 마침내 탈출구를 찾았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 등은 25시간여에 걸친 마라톤 회담 끝에 17일 폭력 종식에 일단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달 28일 이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주민 사이에 100여명이 사망하고 2,000여명이 부상하며 전면전 직전까지 갔던 폭력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바라크 총리와 아라파트 수반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연설을 거부하고 클린턴 대통령의 발표를 뒷받침할 공식 문서나 성명에 서명하지 않아 유혈사태가 확실히 끝날 것인가는 의문이 남는다.
클린턴 대통령이 대표로 밝힌 세 가지 합의사항은 ▦즉각적인 폭력종식 ▦폭력사태 원인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 구성 ▦평화협상 재개 등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이를 실행하기 위해 노력키로 합의했으며 이 내용중에는 팔레스타인 과격파의 재수감과 가자 공항의 재개항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난 사무총장과 협의해 20여일 동안의 사건에 대한 조사위를 구성키로 했으며 팔레스타인 갈등과 관련된 근본 문제를 밝히고 유엔 결의에 의거한8? 영구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도록 당사자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클린턴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협상대표단을 2주내에 미국으로 초청, 이번 폭력종식 합의에 따른 후속대책을 협의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발표 후 바라크 총리는 진상조사위 구성을 막는 등 회담에서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해 세부 사항에 이견이 있음을 시사했다. 바라크의 보좌관인 암논 리프킨 사하크는 “우리는 여기에 폭력사태를 끝내기 위해 왔고 그것을 이룬 이상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라파트 보좌관인 나비 사트도 “기쁘지는 않지만 우리 시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를 원한다”라고 회담결과에 일부 불만을 표시했다.
이슬람 무장 과격단체인 하마스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인권침해 여부를 가리기위한 유엔인권위원회 제5차 특별회의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다. 사흘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아랍국가들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의 가혹행위를 규탄하고 국제조사단 구성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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