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원 어치라도 전기를 덜 쓰는 제품을 개발하라!'고유가시대를 맞아 전세계 기업들에게 떨어진 비상령이다. 수출에 주력해야 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에게는 에너지절약제품 개발이 더욱 절실한 주제다.
물론 국내 기업들이 모두 이 같은 제품 개발을 등한시 해 온 것은 아니다. `에너지위너상 2001' 수상 기업들은 한결같이 자원 고갈시대에 어떻게 하면 더 에너지를 줄일 수 있을지 수 년씩 연구를 거듭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한국일보와 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회장 송보경)이 에너지분야 전문가 24명과 함께 선정한 에너지위너상 제품들은 선진국 기업들의 수준에 전혀 손색이 없는 에너지 효율화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사위원단 직접 주행 실험도
심사위원단은 올 7월 3일부터 8월 11일까지 가전제품, 사무기기, 산업기기, 조명기기, 자동차, 건축물과 에너지절약 활동부문등 5개부문에 걸쳐 신청을 접수한 뒤 약 2개월간 정밀 실사작업을 벌였다.
최종 선정된 에너지위너상 수상자는 13개 제품(기업). 심사위원회는 이 중 점수가 가장 높은4개 제품(기업)을 선정해 투표를 실시, 다수결로 삼성에버랜드의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활동을 `올해의 대상'으로 결정했다.
ESCO사업이란 에너지 소비율이 높은 건물과 공장을 대상으로 전문기업체가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준 후 에너지 소비량 감소에 따른 이익금을 건물주(공장주)와 나눠 갖는 사업을 말한다.
심사위원단은 삼성에버랜드가 ESCO기업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국가적으로 에너지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ESCO사업이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대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반 제품의 경우는 에너지절약 효과, 기존 기술과의 차별성, 대량 보급 가능성, 제품의 경제성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상 수여 여부를 가렸다.
에너지절약상을 수상한 쌍용의 코란도는 동급 차량 중 최고의 에너지효율화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쌍용이 제출한 자료만을 참고하지 않고 대관령을 넘나들며 직접 주행 실험을 벌여 성능을 확인했다.
대우전자의 콘덴싱가스보일러는 기존 콘덴싱보일러와 원리는 비슷하지만 기술력이 괄목할만하게 향상됐다는 점이 인정돼 에너지위너로 선정됐다.
반면 이건창호의 단열창은 창호의 밀착성을 대폭 강화, 손실열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통계적으로 에너지 절약효과를 제시하지 못해 수상 대상에서 제외되는등 아까운 탈락자도 많았다.
▲시상식에 유엔도 참석
송보경회장은 “에너지위너상이 3년 째 시행되면서 기업들 사이에 에너지 절약형 제품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회장은 “예를 들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버터 가전제품' `콘덴싱 보일러' 가 희귀 제품에 속했으나 올해에는 여러 기업들이 이 같은 기술을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더욱 효율이 뛰어난 제품이 속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에너지위너상2001 시상식은 17일 오후 2시부터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시상식 행사장에서는 수상 기업 제품 전시회도 열리게 된다. 시상식에는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와 중국 소비자단체 인사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에너지 대상
국내 에너지 절약전문기업(ESCO: Energy Service Company) 제1호인 삼성에버랜드는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빌딩과 공장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에너지 절약활동을 벌여왔다.
삼성에버랜드는 1994년 국내 최초로 ESCO사업에 뛰어들어 지난해말 현재까지 260여건의 공사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 기준으로 연간 총 22만3,290 TOE(누계 절감량 72만7,027 TOE) 규모의 공사를 수행했다. 금액으론 연간 약 620억원 (누계절감액 약 2,130억원)을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회사의 급속한 성장은 허태학 사장의 ESCO사업에 대한 열정이 큰 몫을 했다. 허사장은 “유한한 인류 자원을 보다 오랫동안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에너지절약 밖에 없다”며 “앞으로 총력을 다해 에너지절약 사업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에버랜드는 ESCO사업 이외에도 열병합발전 분야에 뛰어들었으며 중국에도 진출했다. 또한 에너지 관련 세미나의 개최, 중수도 시스템 설치, 초 에너지 절약형 건물 공동연구 등을 통해 적극적인 에너지 절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에너지효율상
삼성전자 컴퓨터 데스크탑
초절전모드- 일반 절전형보다 낭비전력 10분의 1로 줄여
삼성전자의 모니터 일체형 데스크 탑 M1500(모델명)은 15인치 크기의 초 고해상도 TFT-LCD 모니터를 사용함으로써 전력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인 컴퓨터다.
이 컴퓨터의 초 절전모드는 메모리 부분만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전원을 차단, 전력소비량이 전원을 끈 상태와 맞먹는다. 일반 절전형 컴퓨터는 절전모드 때 소비전력이 21~30W인데 비해 이 컴퓨터는 3.4W만을 소비한다.
또 컴퓨터를 사용하려 할 때 부팅을 거치지 않고 대기 상태에서 곧장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스템 내부엔 2개의 스테레오 스피커를 내장해 별도의 외부연결 스피커가 필요 없다.
한 심사위원은 “기존 컴퓨터의 문제점이었던 작업대기 상태의 낭비 전력을 대폭 감소시킨 점이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에너지기술상
LG전자 디오스 냉장고
동급 외제 냉장고보다 에너지소비 38% 절감
LG전자의 디오스 냉장고(모델명 R-S73CN)는 1999년도에 이어 2차례 에너지 위너상 수상 제품으로 선정됐다. 기술이 훨씬 진전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슷한 용량(701리터~752리터)의 외제 냉장고들에 비해 에너지 소비량을 38% 이상 줄였다. 정부의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제품 기준은 최대 소비전력이 92㎾h지만 디오스는 월 소비전력을 46㎾h로 절반이나 줄였다.
종전 제품에다 변속 인버터 기술과 방열 시스템의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시킨데 따른 것. 특히 이번에 새롭게 적용된 인버터 제어 기술은 소비 전력량을 대폭 절감하고 각종 운전 소음을 줄임으로써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이 냉장고의 방열시스템 역시 흡입 유로 개선을 통해 풍량을 증가시켜 콘덴서의 방열 효율을 높였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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