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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실상사 수경스님/"지리산 살리려고 낙동강 순례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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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실상사 수경스님/"지리산 살리려고 낙동강 순례갑니다"

입력
2000.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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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건설과 숙박시설 건축 등 개발과 파괴행위로부터 지리산을 지키기 위해 지리산 실상사의 수경(收耕ㆍ51)스님이 낙동강 도보 순례에 나선다. 종교계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지리산살리기국민행동 회원 등 10명을 이끌고 23일부터 내달 19일까지 걸어갈 총 길이는 525㎞.스님은 “지리산을 보호하려면 낙동강 물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생각에 순례대상지를 낙동강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낙동강 수질이 나빠지자 정부가 지리산 유역에 문정댐 등 4개의 댐을 건설, 낙동강 하구 주민들에게 식수로 제공키로 했기 때문. 이에 대해 스님은 “노후 수도관을 개선하고 오염원을 차단하는 등 할 수 있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은 채 무작정 댐을 짓겠다는, 공급위주의 수자원 정책은 우리 국토를 망가뜨리고 생태계 보전 등을 위해 있는 댐도 허무는 세계적 추세와도 거리가 멀다”고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순례단은 낙동강 발원지인 강원 태백시 황지를 출발, 봉화 안동 문경 구미 대구 창녕 창원 밀양 등을 거쳐 낙동강 하구인 부산 을숙도에 도착한다. 순례 기간동안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20~30㎞를 걷고 강변 등에서 야영을 하게된다. 고생이 만만치 않을 것으[]N~? 보이는데도 스님은 “지리산과 낙동강만 살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한 일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수경스님은 정책의 문제점만 지적하는 게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물을 아껴쓰고 세제를 적게 써달라고 호소할 계획이다. 주민과 지역단체의 의견을 듣고 현지의 수질과 오염원 조사에 나서는 것도 그 때문이다. 위천공단 건설을 놓고 부산과 대구 시민들이 갈등을 겪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듯 낙동강 상ㆍ중ㆍ하류 주민간의 갈등을 해소하기위한 토론회 등도 마련키로 했다.

스님은 아울러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지리산 일대의 숙박시설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생각이다. 수도권에서 러브호텔이 사회문제화하고 있지만 이미 지리산 일대에도 엄청난 수의 숙박시설이 들어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스님은 “민족의 성산(聖山)이라고 말만 할 게 아니라 정말로 지리산을 살리는 일에 동참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국민들의 관심을 호소했다. 수경스님은 1966년에 불가에 입문했으며 최근에는 실상사의 도법스님, 연관스님과 함께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으로부터 제6회 풀꽃상을 수상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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