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부도가 난 금융기관의 청산 절차가 지연되면서 무려 22조원의 공적자금이 묶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6일 대법원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IMF체제 이후 부도가 난 금융기관은 9월말 현재 모두 225개에 이르며, 예보가 고객과 다른 금융기관에 투입한 공적자금은 ▦예금대지급금 18조7,000억원 ▦손실보전금 3조2,000억원 등 모두 21조9,000억원에 달한다.
예금대지급금은 금융기관이 부도날 경우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예보가 지급한 자금이며, 손실보전금은 금융감독위원회가 98년 동화 동남 대동 경기 충청은행 등 5개은행을 퇴출시키면서 부채의 일부를 손실보전토록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예보는 이 돈을 파산재산에 대한 `빚잔치(배당)'를 거쳐 회수해야 하나 지금까지
한 차례 이상 배당을 실시한 파산재단은 65곳에 불과하고 청산 절차가 완료된 파산재단은 아예 한 곳도 없는 실정이다.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청산 절차가 늦어질수록 파산재단의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반면 파산재단 운영비는 누적돼, 갈수록 공적자금 회수 재원이 줄어들고 있다. 225개 파산재단에 근무하는 변호사(파산관재인) 등 1,100여명의 인건비는 연간 300억원에 이[]O~? 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부실금융기관 청산이 지연되는 것은 채권자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는 점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파산관재인들의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법원에 의해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된 변호사 중 26명은 2개 이상의 파산재단을 맡고 있으며 대구지역 모 변호사는 무려 9개의 파산재단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에서는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파산관재인을 모두 예금보험공사 직원들로 교체해 공적자금을 조기 회수토록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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