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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민만 헛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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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국민만 헛바람?

입력
2000.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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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기(金允起) 건설교통부 장관은 16일 낮 중앙 언론사 논설위원과의 간담회에서 수도권 신도시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요지는 “난개발을 막으면서 장차 필요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신도시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것. 최선은 아니지만, 다른 대안이 없다는 설명이었다.그러나 김 장관의 이날 간담회는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는데 주로 할애됐다. 건교부의 입장은 분명했지만,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최근 당정간 신도시 논의의 혼선을 지적하고, 여론을 충분히 들어 결정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었다.

김 대통령의 지시는 원론적인 것이었지만, 신도시 건설을 적극 추진중인 건교부로선 혹시나 기대했던 `원군'을 잃은 셈이다.이에 앞서 여당인 민주당도 이미 신도시 불가론을 공식적으로 밝혀 건교부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었다.

결국 건교부는 이번주 초로 예정했던 공식 입장 발표를 기약없이 미뤘다. 건교부 당국자는 “장ㆍ차관이 나서 당에 설득작업을 하고 있으나 진전이 없다”며 “안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건교부로선 `하고 싶은데 당이 반대해서 못한다'는 명분을 마련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번 신도시 논의도 `애드벌룬'에 그치거나, 결론없는 논쟁만 되풀이하다 끝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해 당사자 뿐 아니라 신도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은 헛바람만 마신 꼴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건교부가 당과 여론의 반대를 예상하고도 사전 조율없이 공론화한 이유는 뭘까. 신도시 건설을 원하는 건설업계와 신도시 후보지 주민들의 민원에 떠밀려 생색내기를 하려 한 것은 아닐까. 건교부는 이러한 의심에 답해야 할 것이다.

경제부 김상철기자 s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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