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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대출 '동반 단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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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대출 '동반 단기화'

입력
2000.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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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의 예금 및 대출이 `동반 단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불안한 금융환경 때문에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나자 은행측도 자금운용의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단기대출을 늘리고 있다.이로 인해 2단계 기업구조조정을 앞두고 가뜩이나 대출을 받기 어려운 기업들의 자금난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의 경우 6월말 은행권 수신고가 44조597억원이었던데 반해 지난달 말에는 51조7,434억원으로 7조원 이상 늘어났다.

정기예금 전체에서 6개월 미만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6월 23.6%에서 9월 25.6%로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신규계약만 보면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수신액이 전체의 60%를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단기예금이 급증하는 이유는 주식시장 침체와 더불어 내년부터 대폭 바뀌는 금융관련 제도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단 초단기로 은행권에 돈을 넣어둔 뒤 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투자처를 찾아 옮기겠다는 고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신이 점차 단기화하면서 은행들은 여수신 간의 기간 불일치(미스매치)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대출 역시 단기로 운영하려는 추세다. 서울은행의 경영자문을 맡고 있는 도이치은행은 최근 은행측에 단기운용자금의 경우 만기 뒤 연장을 해주지 말고 즉시 회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서울은행 여신심사부 최익표 부장은 “불과 얼마전만 해도 만기 1~2년 이상의 장기 대출이 주류를 이뤘으며 단기 대출이라 하더라도 회사측이 원하면 계속 만기연장이 이뤄졌다”며 “하지만 예금부분보장제 등으로 일정한 수신 확보가 불투명한 만큼 기업여신도 3~6개월 이하의 단기로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 본ㆍ지점간 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되는 내부이자의 경우 점차 기간별로 세분화하고 있어 대출을 장기로 운영할 경우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대출 단기화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점차 대출기간을 짧게 가져가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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